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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으면 무엇 합니까?

心田農夫 2009. 7. 9. 15:55

 

인생을 항해(航海)에 비유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길에 비유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인생길 이라는 표현을 자주 듣고 보게도 된다.

 

청록파시인의 한분이신

동탁 조지훈님의 「지조론」에 이런 글이 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이 길을 갈까 저 길을 갈까.

이 영원한 과제 앞에 사람들은 저마다 회의(懷疑)하고

방황하고 또 고민하기 마련이다.

키에르 케고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다

그 망설임과 방황 끝에 스스로 선택한 길이 이내 우리를

뉘우침과 우수(憂愁)의 골짜기로 몰아넣는 것을 무수히 체험해 왔다.

그러나 우리가 택한 길 이외의 어떤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그 길에도 마찬가지로 뉘우침이 따를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애초에 그 어느 길을 선택하는 것도 포기 해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역사는 끊임없이 흐르고 있고

사람은 그 역사 속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가고 있으며 또 가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어떤 길이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여

떠나가지 않으면 안 될 나그네로서의 숙명(宿命)이 있는 것이다.”

 

위의 글에서처럼 어느 방향으로 든 가야하고

어떤 길이든 스스로 길을 선택하여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그것이 인생이요, 인생길이 아니겠는가?

 

살아가면서 후회 없는 삶이 있을 수야 있겠는가.

시인의 말처럼 어느 길을 선택하여 가든

회의가 없을 수야 없겠지만

그 가야 할 길 조차 정하지도 못한다면 어떨까?

 

어제 두 청년이 손님으로 오셨다.

기다리는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은 거리감이 없어졌는지.

자신의 메일에 들어가서

‘이력서’를 출력을 해 주면 안 되겠냐고 물어온다.

PC 방에 가서 뽑으려고 했는데, 안되어서 부탁한단다.

 

 

그래서 출력을 해주면서 물어보았다.

입사를 한다면

앞으로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이력서 내는 회사에서 취직하여

그냥 공돌이로 살면서 돈을 벌어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란다.

젊은 사람이 무슨 꿈이 있어야지 그럭저럭 살아서야 되겠느냐고 했더니

“꿈이 있으면 무엇 합니까? 이루어지지도 않을 것인데”

 

세상을 원망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비하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푸념 하듯 말하는 청년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참 젊은 나이 25세

꿈도 없고 희망을 품지도 않으려고 하니,

어쩌다 인생의 황금기인 청년시기에

그럭저럭 이라는 말을 너무도 싶게 하는지

 

그래서 말해주었다.

목표, 즉 꿈이 있어야 이루겠다는 희망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그리고 그 희망에 따라 노력을 해야 꿈이 실현되는 것이고

 

만약, 내가 서울을 가야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그 다음에 비행기를 타고 갈지 차를 몰고 갈지,

고속버스를 타고 갈지, 자전거를 타고 갈지, 아니면 걸어서 갈지

서울을 가기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를 정해야 하는 것

그것이 서울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니냐고

 

예를 들어 고속버스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고속버스터미널은 어디에 있고,

고속버스의 요금과 출발 시간과 도착시간,

그리고 하루에 몇 편이 운행을 하는지 등의 정보를 알아야

나에게 가장 적절한 날과 시간, 요금에 맞추어 표를 구입하여야

고속버스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지인 서울에 갈 수 있듯이

 

내게 꿈이 있어야 그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지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여 그 정보에 의하여 노력을 할 것이고

그 노력하는 것이 바로 희망이요,

그 희망이 꿈을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여 주었다.

 

지금 들어가는 회사가

중소기업이면 어떻고 공장이면 어떠냐.

공돌이라고 말하지 말고, 신입사원, 기술자라 생각을 하고

내가 몇 년 후에 그 분야에서

내가 최고의 기술을 가진 장인 될 것이라는 목표나

지금은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지만 이십년이나 삼십년 후에

그 회사의 CEO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반드시

목표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했더니,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하며

깍듯이 허리 굽혀 인사를 하며

나중에 다시 오겠노라며 문을 밀고 나간다.

 

젊은 실업이 증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만족은 못하겠지만 내일이라는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는데,

우리사회가

젊은이들에게 꿈도 희망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