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99

살아서도 이산 사후에도 이산의 아픔

라는 글을 어버이날이 어제 올렸다. 어버이날을 맞자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부모님은 이북에서 남쪽으로 피난을 오면서 첫째인 누님을 고향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긴 채 두 형님만 데리고 남하하셨다. 계획은 남쪽에 자리를 잡은 후에 누님을 데리고 올 생각이셨으나 38선이 막히면서 누님과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혹시나 누군가에 의해 누님이 남하하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으로 KBS 이산가족 찾기에도 나가서 애타는 마음으로 기적을 바라보았지만, 그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남한에서 태어나 이북의 누님은 남한에 두 동생만 있는 줄 아시고 나의 존재를 모르신다. 살아생전에 부모님은 당신들의 죄도 아니건만, 부모님은 늘 누님에게 죄인으로 사셨다. 살아생전 어머님은 “걷는 아이를 데리고 왔으면 되는데..

하늘나라로 선물 보낼 수 없을까?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점심을 먹고 잠시 깜박 졸고 있는데, “꽃 배달 왔어요.” 하는 소리에 깼다. 웬 꽃바구니지? “누가 보내지요?”라고 하니 그분이 딸들 이름을 대면서 보냈다고 전한다. 그러고 보니 내일 어버인 날이구나. 멀리 서울에 있으니 직접 전하지 못하고 사람을 시켜 꽃바구니 선물을 보낸 것이다. 보내온 카네이션꽃을 보고 있노라니, 택배기사님 “택배입니다”..

몸소 체험해 보니 심각하네

이사 碧 石 Ⅰ 십오 년이나 지났으니 노쇠한 늙다리 아파트 처음 입주할 때는 싱싱하고 풋풋하였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절이 열 번 하고도 다섯 번이나 지났으니 무슨 매력이 남아있겠는가? 한 달이면 서너 집들이 고층 사다리차 윙~윙 소리 내며 짐을 실어 내려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는 듯 훨훨 떠나네 Ⅱ 십오 년이나 지났으니 아파트는 늙고 노쇠했지만 처음 입주할 때는 볼품없고 앙상하던 가지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절이 열 번 하고도 다섯 번이나 지나니 우거진 숲에 새들 지저귐 끊이지 않네 한 달이면 서너 집들이 고층 사다리차 윙~윙 소리 내며 이삿짐을 실어 올려 노년의 삶 자연과 함께하려 고향 찾듯 찾아드네 두 딸은 이곳 평준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했다. 첫..

딸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미안한 마음으로 변했네.

딸아, 월요일인 오늘 이곳에는 토닥토닥 비가내리고 있단다. 창 너머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이런저런 상처를 받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 그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는 비였으면 좋겠다고, 이모저모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입었던 가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