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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감사를 모르고 살아왔네.

心田農夫 2011. 9. 5. 19:03

 

 

 

 

많은 환자가 죽음을 똑바로 직시함으로써

병이 들기 전보다 더 풍부한 존재 방식을 갖게 된다.

사소한 일에도 연연하지 않고 자제력이 생기고

원하지 않는 일을 그만두고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좀 더 솔직하게 대화하고

미래나 과거가 아닌 현재에 충실하게 살기로 한다.

“왜 암에 걸리고 나서랴 비로소 삶을 평가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걸까요? “

                               탈 밴 샤하르 「해피어」중에서

 

 

 

 

 

지난 토요일 퇴근하여 씻고는 저녁을 먹고 모처럼 한가하여 TV 앞에 앉자 시청을 하고 있었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화면에 관심이 있는 글이 눈에 들어와 채널을 고정하고 보았다.

 

눈에 들어온 글은‘호스피스 병동의 하루’라는 제목의 프로였다. 호스피스 병동이란 일반병원에서 더 이상의 치료효과가 없다는 확실한 진단을 받은 말기암환자에게 의사의 의뢰에 의해서 호스피스 병동에 보내진다.

 

호스피스병동은 대개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만 살 수 있는,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육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진통제, 신경안정제와 더불어 정신적 안정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준비하게 하는 병동이다.

 

떠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떠나는 아픔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함께하는 사람들이호스피스들이다. 이렇게 세상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호스피스병동의 하루를 취재하여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계시는 여러 환자들의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과를 카메라에 담아 방영하였는데, 거기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 각 사람마다 그 사람의 사연마다 모두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그 분들 중에서 더욱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나이 37의 젊은 여자 분이었다. 그분이 피디에게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잔 시원히 마시며 감사하다는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죽기 전에 물 한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 분은 물 한잔 마시기가 조차 쉽지 않은 상태까지 이르렀던 것입니다.

죽기 전에 물 한잔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소원이라는 젊은 나이의 여인.

 

“이럴 줄 알았다면 더 열심히 살았을 것을, 그리고 즐기면서 살았을 것을, 말을 이지 못하는 젊은 여인의 말에 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하는 모든 일들이 죽음을 앞에 둔 한 젊은 여인에게는 소원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 방송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고 있으면서 당연히 생각을 했지, 감사한 마음 없이 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시간이 영원할 거라는 착각에 서로의 소중함을 일찍 깨닫지 못한다. 잃은 것을 진실로 깨닫게 되는 죽음 앞에서 그 가치를 더욱 커진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내가 존재하고 있는 오늘은 어제 이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얼마나 살고 싶어 했을 날인가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참선일지ㆍ23

 

                 유 진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젊다는 것과

늙는다는 것

 

어차피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인 것을

 

새도 되고

바람도 되고

구름도 되어 보지만

 

인간으로 왔다가

인간으로 가는 것이

삶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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