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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주연이 되어볼까나

心田農夫 2006. 1. 29. 20:30
  


민속명절,  설

손에 손에 가득가득 선물 꾸러미  들고 고향으로 고향으로 향한다.

마치 고지를 점령하려는 군인들처럼

길이 막혀 꼼짝 못하고 차안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열 시간이상을 과감히 할애 하면서

그러면서도 고향을 다녀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짜증스럽다거나 피로한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을 뿐 아니라

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기쁨 ,

아니 승자의 얼굴에서나 볼 수 있는

희열 같은 것을 엿볼 수가 있다

연어가 강에서 태어나 먼 바다에 가

성장 후 돌아 와 알을 낳는 다는 귀소본능,

그 귀소본능이 인간에게도 있는 때문일까?

아니면 조상의 제사 드리고 그 조상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힘을 얻어갔고 오는 것일까.

항상 명절이면 이북이 고향인 우리 집은 갈 곳이 없다

먼 친척은 있어도 팔촌이상이니 말이 친족이지

남이나 다름없고 평소에도 내왕이 없다,

일년에 한번 시 제사 때나 한 번 얼굴마주 하고 만다.

텔레비젼에 비치는 고향 가는 길

그 길을 이번 설에도 화면으로 보고 만 있다

저 화면에 비추이는 이들은 주연배우이고

이렇게 화면 밖의 나는 영화의 조연처럼

설 명절의 연래 행사에서 외면된 채 말이다

이북에는 나의 존재를 모르는 세분의 사촌 형님들과  친 누님이 있다

나는 피난 와 서울에서 태어났으니

나는 누님을 보지 못하였고 누님은 동생이 있는 지조차 모르고 있다

올 설을 맞아 팔십 육세가 되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 가는 동안 누님과 사촌 형님들을

한 번도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산가족 상봉도 좋지만 생사 확인 만 이라도,

그리고 주소라도 알아 편지라도 주고받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금강산 관광에 서울 한복판에서 개성공단까지 출퇴근 하는 시대인데,

언제나 스스럽없이 나의 피줄들을 만날 수 있으려나

텅빈 것만 같은 도시의  한산한 도로를 내다보면서

허전한 가슴에 저무는 새 해 첫해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