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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엄마

心田農夫 2006. 6. 14. 10:31

엄마는 똑똑하다.

 

망각 !!!

 

도저히 해결기미가 없는 지랄같은 현실...

 

그 어둠의 터널을 영원히 벗어나기위해

당신은 자신의 마지막 히든카드를 쓴거다. 올인.

 

결혼 한번 잘못한 죄로,

 남자도 아닌 여자가 그 힘든 대장간 일을 이십년씩이나 해내고

그것도 모자라 아버지의 술주정과 구타를 온몸으로 막아낸 여자, 아니 우리 엄마...

 

 아버지 돌아가시고 이젠 고생의 끝이었나 했는데

웬걸, 그 아버지를 능가하는 술주정뱅이 뿌라스 사회부적응아란 희대의 말종,

 

내 바로 밑에 동생이 드뎌 마각을 드러낸다.

( 물론 벌써 아버지 인생 말년서부터 꼬장부리기 시작했지만 )

 

멋모르는 사람들은 왜 내가 애를 안 낳냐고 니는 불구냐고 놀리지만,

사실, 난 이 동생놈때메 내 2세를 포기한거다.

 

육체는 죽고 골백번 바스라져도 2세를 통해 끊임없이  옮겨다니는

그 저주의 유전자를 확실하게 죽이는 방법은 단 한가지, 대를 끊는 것.

 

그래서 난 내 육신의 아이는 없지만

 과부였던 내 마눌이 미리 낳아준 우리 귀여운 딸래미,

주현이와 아기자기 정스럽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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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은 정신병원도 수차례 다녀왔다. 아니 친형이라는 내가 보냈다.

말이 정신병원이지 사실은 감옥보다 더한 지옥같은 철창 속에다 처박아 버렸던 거다.

 

그러나 마음 약한 난 결국 동생을 빼낸다. 엄마의 지옥은 또 시작되고...

 

한번 술 입에만 댔다하면

근 한달을 잠없이 밥없이 오직 술로만 배팅하는 그 저주의 레이스,

 

거기다 단 하루도 밖에는 못있고,

 

꼭 늦은 밤이면 집에 들어와 엄마를 때리고 물건을 부수고

 끝내는 술값까지 뜯어내고,

또 돈 떨어지면 다시 그 악마의 짐승태를 반복하는 내 동생...

 

내가 말리고 때려도 기절할때까지는 계속 달려드는 내 동생...

잠시 내가 없으면  엄마를 협박하다 돈 안주면 집에 불까지 지르는 내 동생...

 

술 끊겠다고 교회 다니면서

사랑의 실천은 커녕 도리어 엄마가 기도생활 안한다고 욕하고 때리는

내 지랄같은 동생, 내 동생...

 

엄마가 아파 다 죽어가도 밥 안차려준다고 행패부리는 내 불쌍한 동생...

 

남들과 어울리질 못해사십 중반 나이에도 집만 지키고

아직도 엄마를 부려만먹는 내 저주의 핏줄...

 

당시의 난 내 동생을 몇번이나 죽일려했는데 다 실패했다.

 

목을 조를때 몇초만 더 모질었으면 그놈의 저주를 거둘수 있었는데

그 마지막 눈빛이 너무 애처로워 결국엔 손을 풀면 또 다시 달려드는 내 동생.

 

엄마는

동생의 외모나 목소리나 술주정이나 아버지와 똑같다고 지금도 진저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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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장남인 나는 잘 하나 ?

 

아니다, 전혀 아니다.

나도 저주의 자식이다.

 

이웃의 어려운 사람이나 길가의 거지에게,

심지어 주인없는 개한테까지도 함부로 돈을 뿌리는 나.

 

맨날천날 남들한테 돈  퍼주느라 엄마는 물론 마눌까지도 고생만 시켜온 나.

 

수년전,

내 빚때메 마눌까지 피박씌운 이후론 우린 부부지만 독립채산제로 산다.

 

월급은 몽조리 마눌주고 용돈만 얻어쓰는데 당근 내 명의론 아무 재산도 없다.

빚이 감당없이 커지면 미리 이혼하기로 작정하고 나는 오늘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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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랜만에 엄마한테 갔다가 동생과 또 대판 싸웠다.

 

엄마는 우리집에 오시길 싫어하니 같이 있는 니가

밥도 좀 하고 빨래도 하고 엄마를 편히 잘 모셔라 했더니,

 

대뜸

엄마는 고생 더 해야 한단다.

 

성경도 안 읽고 기도생활 전혀 안 한다고 하나님께 벌을 받는중이라 한다.

일어서기는 커녕 누워있을 힘도 없는 엄마한테 저주를 한다.

 

하도 기가 차서 내가 고함을 쳤다.

 

일마야, 지금 니가 믿는 대상은 하나님이 아니라 악마다 했더니

형도 저주를 받아서 시껍할거라 한다.

 

그래 저주라면 내가 다 받으께, 받을수만 있다면 엄마꺼까지 다 나를 다오...

 

억장이 무너져서 후닥닥 현관을 나서는데 엄마가 기어서 문턱까지 나온다.

내 걱정말고 큰애야 몸조심해라. 밥은 꼭 챙겨 먹어라.

 

눈물이 핑 돈다.

 

엄마 우리집에 가자,

울산가서 여관 장기방 얻고 우리 둘이 재미나게 살자했더니,

그러면 안된단다.

 

며느리한테 미안코 더구나 매일 동생 밥차려줘야 되니 안된단다.

 

자신의 몸도 못 가누면서 지랄같은 내 동생 걱정까지하는

빙신같은 엄마, 쪼다같은 엄마, 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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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을 하면서  기차타고 집에 왔는데

다음날 여동생한테서 전화가 온다.

 

엄마가 이상하단다.

 

어제 막둥이가 저녁 늦게 와서 근 세시간이나 엄마랑 이야기하고 놀았다는데

그걸 전혀 기억 못한단다.

그리고 요즘은 그 괴로운 불면이 없어지고 죽음처럼 깊숙이 잔단다.

 

치매 !!!

 

엄마... 엄마...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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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조짐은 벌써 있었다...

 

마눌 몰래 밖으로 나와 아파트 벤치에 앉는다.

망연히 밤하늘을 본다.

 

어제 나를 애처로이 쳐다보던 그 눈빛, 엄마의 눈빛...

 

별이 없다. 엄마만 있다.

 

멍하니 넋을 놓고 있다 난 갑자기 정신을 차린다.

이럴때가 아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야 한다.

 

엄마가 기억을 완전히 놓기 전에 그 말을 해야 한다. 꼭 해야한다.

 

남들은 수천번이나 해도 난 여러워서 한번도 못해본 그 말...

엄마 제발 기억을 놓지마. 내한테 딱 삼십초만 허락해줘.

 

마침 엄마가 받는다.

 

엄마, 사랑한다. 엄마 사랑한다. 엄마 사랑해 ~~~

 

울면서 꺼억거렸더니 내보고 술먹었냔다.

왜 평소에 안 하던 소리를 다하냐고 엄마가 부끄럽단다.

 

난 또 소리친다.

 

엄마 오늘 내 이 말은 꼭 기억해야돼. 꼭이야 꼭.

글고 엄마, 내 불효 제발 용서해줘야 돼. 용서해 줄거지 했더니,

 

큰애야, 난 니가 젤 좋다. 그런 부끄런 말 하지도 마라 하신다.

 

엄마, 나도 엄마가 젤 좋다...

 

엄마는 내가 이웃 보증을 서다 재산을 다 털어먹었을 때도 잘했다 하셨고,

엄마 생활비 보내드릴 돈을

어려운 동네 형님한테 다 줘버렸을 때도 착하다 하셨고,

 

총각 시절 내가 여자 문제로 힘들어 했을때도

말없이 등을 토닥여주신 엄마, 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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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윤회를 하든,

아니면 그냥 고급의 프로그램이나 정보 덩어리로 남든,

 아니면 성경처럼 지옥을 가든 천당을 가든,

 

그 어느 세상을 가도

난 내 엄마의 기억만은 꼭 안고가고 싶다.

 

선과 악, 죄나 벌 따위는 믿지도 않지만

엄마만 생각하면 내 죄가 보인다.

 

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 사람.

날 믿어주는 엄마, 그 어떤 짓을 해도 너 착하다는 내 엄마...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사알자

 

뜰에는 반짝이는 그음 모래빛

 

뒤잇문 밖에는 가알잎의 노오오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사알자...

 

출처 : 마이너리그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

부모은중경를 쓰던 중 우연히 들렸던 블러그에 "

엄마"라는 글이 있었다.

양해을 구하고 허락을 하여서 스크렙을 해왔다.

 

"엄마" 쓰신 선생님은 정말 글을 맛갈나게 쓰신다

선생님의 블러그의 댓글에서 어느 분 말씀처럼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다는 말에 나도 동감이다.

 

선생님의 어머니와 나의 어머니의 삶은

물론 다르시다

 

그러나 선생님의  글 "엄마"를 읽어내려가다보면

어느사이 나는 ,

나의 어머니의 생각에 타이머신이라도 타고있는 것처럼

몇 십년전으로 가있는 것이다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다

부모은중경의 어머니의 은혜는 종교을 떠나서

자식으로써 한 번은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 둘만 하기에

불러그에 올리기로 했다

 

그렇다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으로 몸받아

이세상에 와서 어찌되어거나

두 딸을 두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부모은중경에 있는 열가지 어머니의 은혜를 보니

어머니 생존에 하지 못했던 일들이 마음을 아프게만 한다

 

그래서 하나 하나 적어보면서

어머니을 생각하는 데

 

선생님의 "엄마"라는 글이

나를 어머니와 함께 추억의 여행을 떠나게 한다.

 

이제 이 여름이 가고 낙엽의 가을이 오면

종친회의 시제가 있을 것이고

그 시제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나는 산속의 어머니을 만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