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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던진 화두

心田農夫 2006. 11. 13. 12:12
 


어느 날은 갑자기 왜 이리도 바쁘게 살아가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허겁지겁 살아야 하는지

하는 의구심에 자문을 해 본다


어제도 주일이건만 온종일을 밖에서 보내고

집으로 귀가한 시간이 10시가조금 넘어서이다

보통 퇴근시간과 같다보니 일요일이라는 느낌이 안 든다.


벌써 두 달째 분재(盆栽)강습을 받으러 다닌다.

선배님이 회장으로 있는 모임에서

지역봉사차원에서 시작을 한다고

참석하라고 해서 개강하는 날 인사치례로 갔다가

그만 어쩔 수 없이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아뿔싸, 

후배의 추천으로 1기 분재강습반의 회장이 되고 말았다

주체 측에서 50여명이 3개월 동안 지내야 하니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하면서 회장을 할 만한 사람을

추천하라는 말에 후배가 손을 들고는 나를 지명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못하겠다고 극구사양을 하는데 

주체 측의 회장인 선배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더 이상 사양을 못하고 덥석 맡고 보니

평일에 못했던 일 ,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일요일에 더 시간이 없다


워낙 화초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학교공부도 벅찬 입장에서

그것도 그냥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분재 1급 자격반이란다

분재 1급 자격이 나에게 필요치도 않은데


그것도 그런데 이론을 할 때는 몰랐는데

실습을 하는데 이것은 영 아니다 싶다.

한 달의 이론 강의를 듣고는

이곳에서 한 40분 거리의

강사님이 운영하는 분재원에 가서 실습을 한다.

 

나무에 모양을 내기위해

자를 것은 전지가위로 자르고

철사를 감아주는 실습인데

나무에 못할 짖을 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안 좋을뿐더러


그렇게까지 하면서 분재를 키워야 하는 지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나무도 나무대로의 자랄 권리가 있는 것 일진데

인간이 칭칭 철사를 묵어서 이리저리 비틀어

기괴한 모양을 만들고는 그것을 감상한다는 것이 싫다


인간이나 나무나 자연의 일부인데

자연이란 우주의 이치 즉 순리대로 살고 자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즈음 무슨 자격시험이 그렇게도 많은 지

정말 울며 겨자 먹기라는 말처럼

어쩔 수없이 하기는 하지만 즐거움은 없다


어제도 실습을 하던 중에  다른 볼일을 일어서 나오는 데

시험에 가까이 오니 이야기 좀 하자는 총무에 말에

그럼 일단 일을 보고 다시 전화로 만날 장소를 정해서

만나기로 하고는 볼일을 보고 나서 전화를 하니


내가 있는 곳에 장소를 정하면 온다고 하여서

근처에 자리를 잡고 한 30분쯤 앉자 있자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왜, 이리 바쁘게 살아야 하지,

토담 속에  옛날 집 분위기의 온돌방

창호지의 창이 달린 방에 혼자 앉자 서

주체 측의 사람들과 총무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에게 던지 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