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2

혼자 산다는 것

이산(離散) 첫째가 떠났다 둘째가 역시 떠났다. 그리고 아내도 마저 떠났다. 첫째가 떠나고 셋이 살았다 둘째가 떠나고 둘이 살았다 아내가 떠나고 혼자 살아간다. 첫째는 떠나 혼자 살았다. 둘째도 떠나 혼자 살았다. 그러다 둘이 합쳐 둘이 살았다 이제는 두 딸과 엄마 셋이서 산다. 그리고 떠나지 못한 나는 혼자 산다. 남과 북 허리가 갈라져 오고 갈 수 없음에 누님과 이산으로 살았는데 한나라 안에서 살면서 또 한 번의 이산의 아픔을 겪으며 산다. 창밖에는 주절주절 비가 내리고 있다. 아마도 저 비에는 생명의 싹을 담고 있으리라. 온 대지가 반기고 움츠렸던 식물들은 기쁜 마음으로 반기는 비일 텐데, 내 마음에는 설움으로 다가오는 비다. 사람은 사회적동물이라는데, 읍 단위의 작은 점포, 그것도 세월의 흐름 속..

살아서도 이산 사후에도 이산의 아픔

라는 글을 어버이날이 어제 올렸다. 어버이날을 맞자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부모님은 이북에서 남쪽으로 피난을 오면서 첫째인 누님을 고향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긴 채 두 형님만 데리고 남하하셨다. 계획은 남쪽에 자리를 잡은 후에 누님을 데리고 올 생각이셨으나 38선이 막히면서 누님과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혹시나 누군가에 의해 누님이 남하하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으로 KBS 이산가족 찾기에도 나가서 애타는 마음으로 기적을 바라보았지만, 그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남한에서 태어나 이북의 누님은 남한에 두 동생만 있는 줄 아시고 나의 존재를 모르신다. 살아생전에 부모님은 당신들의 죄도 아니건만, 부모님은 늘 누님에게 죄인으로 사셨다. 살아생전 어머님은 “걷는 아이를 데리고 왔으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