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을이 갑이요 갑이 을이네
碧 石
을이라 그는 말하네
기간제라서 을이요
비정규직이라 을이요
저소득층이니 을이라네
사각화면에 비추어진
백화점 점원에게 하는 갑질을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시평을 하며
을이기에 백화점 갈 형편 안 되어
갈일 없으니 갑질 할 일 전혀 없노라고
편의점에 가서
불친절하다 큰소리로 갑질하는 이
상설시장에 가서
가격 안 깎아준다 투정으로 갑질하는 이
오 일 시장에 가서
덤을 더 안준다고 떼쓰며 갑질을 하는 이
유심히 살펴보니
을이라던 기간제인 그였고
을이라던 비정규직인 그였고
을이라던 저소득층의 그였네
(위 두 그림은 어느 카페 한 벽면에 자리하고 있었다.
카페 주인장 친구 분이 그린 것이라 고해서
앙증스러워 주인의 허락을 받고 촬영했으나,
그리신 분의 허락을 구하지는 못했다.
혹시라도 저작권에 문제가 있다면
연락주시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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