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잎
아궁이 속
삼백 예순 다세의
아롱다롱 색색의 잎들
탁 타다닥 소리 내며
한잎 두잎 붉고 파란 불길로
변하고 변하며 타들어가더니
이제 마지막 한 잎마저
세월의 화염에 휩싸여
하얀 연기로 몽글몽글 피어올라
처마 위 우뚝 솟은 굴뚝타고
한들한들 손짓하는 바람 따라
먼 하늘로 아득히 사라져 가네.
마지막 잎
하얀 연기로 변신하여
먼 하늘로 떠나고 난 뒤
검붉은 아궁이엔 시커먼 나이의 재만
송골송골 쌓여만 가누나.
서서히 무자년 마지막 한 날도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어제 볼일이 있어
시골의 오솔길을 걷는데
단독주택 뒷담 위로 솟은 굴뚝에서
하이야 연기가 너울너울 하늘로 올라
사라지는 것을 보노라니
무오년 삼백예순 닷새를
한 날 한날을 태우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가슴 속에 시커먼
나이의 재만 남겨 놓은 채
무오년의 한 해가 떠나갑니다.
저의 블러그
찾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새해의 인사를 드립니다.
기축년 새해에 소원성취하시고
건강, 행복, 명예, 재물이 넘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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