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낙엽되어 떨어지는 무오년

心田農夫 2008. 12. 31. 17:09

세월의 잎

 

아궁이 속

삼백 예순 다세의

아롱다롱 색색의 잎들

 

탁 타다닥 소리 내며

한잎 두잎 붉고 파란 불길로

변하고 변하며 타들어가더니

 

이제 마지막 한 잎마저

세월의 화염에 휩싸여

하얀 연기로 몽글몽글 피어올라

 

처마 위 우뚝 솟은 굴뚝타고

한들한들 손짓하는 바람 따라

먼 하늘로 아득히 사라져 가네.

 

마지막 잎

하얀 연기로 변신하여

먼 하늘로 떠나고 난 뒤

검붉은 아궁이엔 시커먼 나이의 재만

송골송골 쌓여만 가누나.

 

 

 

 

 

 

 

서서히 무자년 마지막 한 날도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어제 볼일이 있어

시골의 오솔길을 걷는데

단독주택 뒷담 위로 솟은 굴뚝에서

하이야 연기가 너울너울 하늘로 올라

사라지는 것을 보노라니

 

무오년 삼백예순 닷새를

한 날 한날을 태우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가슴 속에 시커먼

나이의 재만 남겨 놓은 채

무오년의 한 해가 떠나갑니다.

 

저의 블러그

찾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새해의 인사를 드립니다.

 

기축년 새해에 소원성취하시고

건강, 행복, 명예, 재물이 넘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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