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유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心田農夫 2010. 6. 30. 05:28

 

유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벽   석

 유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민족의 마음에 슬픔으로

설게 설게 저물고 있습니다.

잊혀야 할

그 유월을 잊지 못한 채

슬픔을 남기고 저물고 있습니다.

 

유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동족에 가슴에 생채기로

아프게 아프게 저물고 있습니다.

치유해야 할

그 유월을 치유 못한 채

아픔을 남기고 저물고 있습니다.

 

 

 

 

올 유월도 통일을

염원으로 남긴 채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한 민족이요, 한 동족이요, 한 겨레이지만

남과 북으로 갈라진 채로 하나 되지 못하고

철전지 원수로, 무찔러야 하는 적으로

총과 칼을 서로의 가슴에 겨눈 채로

또 유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지리도 못 살던 나라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건만

세계에 유일한 단 하나의 분단의 국가로

허리가 잘린 한반도를

하나로 이어 붙이지 못한 채

또 유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산의 아픔이 생채기로 남은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유월은 너무도 가슴이 아프답니다.

 

더구나 올 유월은

마음이 더 착잡합니다.

개성 관광을 할 수 있다더니

하던 금강산 관광마저 막혔습니다.

천안함 사건 일어나고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없이 연기되었답니다.

  

2007년 10월

막혀 던 길을 열고 걸어서

정상회담을 위해 북으로 가던

노무현대통령 내외를 보면서

머지않아 나도 저 길을 따라서

나의 사촌 형님들과 나의 친 누님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여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노래를 부르며

온 민족전체가 그렇게 열망 하던 통일

그 통일의 염원은 점점 더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통일의 희망이 사라지듯

그 통일의 열망이 사라지듯

그 통일의 염원이 사라지듯

설게 설게 나의 유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아프게 아프게 우리의 유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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