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꽃은 여자? 바람은 남자?

心田農夫 2019. 3. 18. 15:43

 

 

 

아지랑이 봄

 

아지랑이 봄

저능선 너머 와 있는지

이내 궁금해

창 열고 능선 찾아 두 눈 바라봅니다.

 

진달래 철쭉

한 아름 안고 왔는지

못내 궁금해

창 너머 능선 향해 시선 달음질합니다.

 

 

 

 

추위에 무척이나 약한 나는 한 겨울 지내기가 고역이다. 여름에는 에어컨의 신세를 지며 지내노라면 그런대로 지낼 수 있지만, 겨울에는 가스스토브를 쓰다 산소를 태우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말에 요즈음은 전기난로를 쓰고 있는데, 전기료에 비하여 열효율은 그렇게 좋지가 않아 겨울을 나기가 만만치가 않다. 여름에는 에어컨기능 겨울에는 온풍기 기능의 냉온풍기를 하나 구입하면 좋은데, 멀쩡한 에어컨을 버릴 수도 없고, 온풍기 구입비용도 부담도 되고, 한편 나이가 있다 보니 언제까지 이 장사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그러다 보니 세월의 흐름 따라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그렇게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올 겨울도 보냈는데, 사랑하는 임 기다리듯 기다리던 봄이 성큼 다가왔다. 노란개나리가 피기 시작했고 점포 뒤 담장 끝에 있는 목련도 꽃망울을 하나둘 터뜨리기 시작했고 가로수의 벚꽃과 아파트 정원의 벚꽃도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어져 있어 다음 주말쯤은 하나둘 아름다운 연분홍색 꽃들이 가지마다 오밀조밀 얼굴을 내릴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여러 꽃들을 보고 한 시인이 봄 바람난 년들이란 재목으로 지은 시를 음미하노라니 꽃은 여자? 바람은 남성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적어본다.

 

 

 

 

봄 바람난 년들

                        권나현 

보소!

자네도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마을 매화년이

바람났다네

 

고추당초보다

매운 겨우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녘에서 온

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삭당께

안 념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

말도 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것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이는디

 

아랫마을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쩍 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 마른

제비꽃 년들까정

난리가 아닌갑소

 

워매 워매~

쩌그

진다래 년 주딩이 좀 보소

뻘껗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먼

 

그려

어쩔 수 없제

잡는다고 되겄어

말리다고 되겄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 혀라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 때가 아니랑께

바람난 꽃년들

 

뺸질

뺸질 한

낯짝이라도

구경할라믄

 

우리 싸게

나가 보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