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둘째 형님이 몹시 보고 싶은 날이다.

心田農夫 2018. 8. 13. 14:26

                        형님

 

                                  碧 石

 

                           구름처럼 왔다

                           구름같이 가셨네.

 

                           ()이란 이름은

                           둘째 형님의 함자

 

                           이름같이 사시다

                           이름처럼 떠나셨네,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두 과목의 발표 자료인 리포트를 작성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학기 내에는 학업과 관계된 책만 접하며 지내오다 학교도 방학에 들어가고 점포는 개점휴업상태라 학기 중에 손 놓을 수밖에 없었던 책을 읽는 것이 하루의 일과 중에 많은 시간을 책을 벗하며 지내고 있다.

 

그날도 집중하여 책을 보고 있었는데, 점포 문을 열고 들어서는 분이 있었다. 책에 고정되어있던 눈을 들어 보는데, 한참을 책에 집중했던 터라 시력은 해를 등지고 들어온 분을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마치 극장에 들어가서 한참이 지나야 눈이 극장 안에 적응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형님을 알아볼 수가 있었다. 7~8년 전에 잠시 뵙고 오늘 뵙는다. 형수님과 큰딸과 함께 오셨다. 참 반가웠다. 울산에 사시는데, 바다도 보고, 회도 드실 겸 오셨다는데 식당도 지저분하고해서 가는 길에 잠시 들렸다기에 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내일 가시라고 점포 문을 닫으려고 준비하는데, 차에 가 계신다더니 전화가 왔다. 그냥 간다고 다음에 오신다고, 참으로 서운했다. 한낮에 점포 문을 닫으려고 하는 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서둘러 가산 것 같다.

 

그 형님은 둘째 형님과 학교 동기 동창이요, 해군에 입대하여 군대 생활도 함께하셨고 제대 후 작은 사업체도 함께 경영하기도 했던 둘째 형님과 절친한 분이셨다. 둘째 형님이 머나먼 타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둘째 형님이 보고 싶어질 때면 그 형님을 통하여 형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했었다. 그런 분이 못처럼 오셨다가 그냥 가시니 너무 서운한 마음이 들었고 그 서운함 속에서 둘째 형님이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은 날이다.

 

 

 

 

 

 

             마음에 묻은 세월

 

 

                                碧 石

 

 

            아픔 마음 어이다 말 하리요.

            아니 그 누구에게 말 하리요.

            그저 마음에 담고 하루하루 살아가지요

 

            들어줄 이 어디에 계시 온 지,

            계시는 곳 알 수 없어 말 못하니

            마음에 담고 그럭저럭 살아가지요.

 

            쓰린 가슴 어이다 내보이리요

            아니 그 누구에게 내보이리요

            그저 가슴에 묻고 한해두해 살아왔지요

 

            보아줄 이 어디에 가셨는지

            가신 곳 알 수 없어 못 보이니

            가슴에 묻고 이리저리 살아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