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성이 맑아지는 언어

한 보살의 법명에 떠오른 글귀

心田農夫 2021. 2. 25. 00:25

                                   법(法)은 일체 만물이니 나타난 것은 총칭이요.

                                   공(空)은 공적(空寂)이니 나타난 것의 바탕이다.

                                   있음에 집착함이 법전(法纏)이요. 없음에 붙잡힘이

                                   공전(空纏)이다. 제법(諸法)이 눈앞에 있다 하나

                                   알고 보면 일체는 본디 다 공이요.

                                   일체는 개공(皆空)이라 해도 그 일체가

                                   곧 그대로 우주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조지훈의 채근담중에서

 

 

 

손님으로 오신 한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 말씀에 맞추어 대답했더니 불교에 관해서 대화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하시며 불교를 믿느냐고 물으시기에 종교는 갖고 있지 않지만, 불교의 사상은 좋아 불교에 관한 책을 조금 보았을 뿐이라 했다. 자신은 시간을 내어 담양에 소재한 사찰에 불경 공부와 기도하러 간다고 하신다. 사찰에 가면 모든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하는데 늘 칭찬을 다른 사람이 받는다고 하면서 그런 자신을 보고 스님이 자신의 법명을 허공행(虛空行)이라 지어 주셨다고 한다. 그 보살님의 법명을 듣노라니 언제가 읽었던 채근담의 위의 글귀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