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효(孝)에 대해 생각해본다.

心田農夫 2007. 2. 27. 12:50
 


【원문】

昔劉明達  共妻挽車

석유명달  공처만거

年老載母  就粟移居

연로재모  취속이거 

恐侵母膳  持賣幼子

공침모선  지매유자

獲錢五百  以備甘旨

획전오백  이비감지

妻不忍別  割乳而歸

처불인별  할유이귀

專心孝養  終始無遞

전심효양  종시무체


【해의】

옛날에 유명달이란 사람이 있어, 아내와 수레를 끄네.

해마다 흉년이라, 어미실고 곡식 있는 땅으로 옮겨 가네.

어린자식 어미의 먹을 것 빼는 것이 안타까워,

                         자식을 업어다가 팔아 버렸네.

자식 팔아 얻은 돈 500냥으로,

                         맛있는 음시 갖추어 어미에게 드리네.

그러나 아내는 차마 떠나지 못해,

                         젖을 베어 자식 주고 돌아서가네.

진심으로 여생을 봉양하는 그 효성,

                         처음부터 한결같아 변치 않았네.


【해설】

대체로 사람에게 사랑은 자식에게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아끼는 것은 자기 몸보다 더한 것이 없다.

그런데 명달부부는 효성이 이렇게 지극하고 간절해서

차라리 내 자식을 팔지언정

차마 어머니의 먹는 것을 떨어뜨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또 차라리 내 젖을 베일지언정

차마 어머니의 배를 고프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 아내가 아니면

또 어찌 이 남편이 있었겠는가?

아아, 지극한 효성이로다.



위의 글은 이이선생의 「격몽유결」

 상제장(喪制章)에 나오는 글이다.


시대의 흐름은 삶의 속도를 빠르게만 하는 것 같다.

우리의 전통 생활양식도 변하여서

이제는 삼대가 함께 사는 가정을 보기가 쉽지가 않다.


집에서 살림을 하면서 부모를 봉양하며, 자식을 가르치던 여인들을

집밖으로 불러낸 것이 근대이후의 변화라면 큰 변화이다.

 

그렇다고 밖에서 일을 하고는 집안일을 아니하냐면 그렇지도 않다.

결국 여인들은 안팎의 일은 도맡아 하다시피 하는 것이 요즈음이다.


그러니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의 변화가 효(孝)를 못하게 하고 잊게 하는 것은 아닌지?


옛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부모에게 받은 은혜의 백문의 일만큼만

부모에게 해도 효자라고 하신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던가,

나도 때때로 생각을 해본다.

내 자식들에게 하는 것의 반만큼,

아니 그것의 십분의 일만큼이라도

부모에게 했냐고 자문해보면,

아니다. 이다.


이번에 아버지의 입원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이틀을 식음을 전폐하시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곡기를 끊으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들 할 때

지난날 잘해드리지 못한 여러 가지일들이

뇌리에 떠올라 마음이 많이 아파다.


다행이 이번 주부터 식사도 하시니

그래도 마음이 한결 편하다.

오늘아침을 먹고 있는데

커피가 잡수시고 싶다고 하셔서

타다 들리는 것을 보니

그래도 괜찮을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한잔 정도야 하는 마음과 이제는 아버지도

마음의 안정이 되시는 같아서  한결 마음이 가볍다.


직장일과 두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집안 살림에 시아버지와 함께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집사람이 말 한다 “나는 모시고 산다는 말은 못한다고

내가 잘하지 못하는데, 모시고 산다고 할 수 있게냐고 ,

그냥 함께 산다는 것이 맞는 말이란다. “


고맙다. 구지 말한다면

집사람이 못 모신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우리의 관습으로 볼 때 막내며느리인 집사람이

아버지와 함께 못 살겠다고 해도 그 누구 한사람

잘못되었다 말할 사람은 없으리라.


오늘도 힘이 들고 고달파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는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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