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하루에도 열 두 번씩

心田農夫 2007. 3. 17. 17:29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요즈음 하루에도

열두 번식 마음이 바뀌고는 한다.

지난 9일 날 병원 예약이 되어있어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갔었는데,


아버지의 축 처진 모습을 보고

담당과장이 특별한 치료는 없다 해도

입원을 하자고 한다.


그래야 영양제도 맞고

급하면 응급조치도 해야 하니

그래도 집보다야 병원이 낫지 않게냐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당신이 싫다하신다.


입원을 하셨다 퇴원을 하시고

다시 입원하시기를 벌써 두 차례다.


담당과장이 설득을 해도

당신이 싫으시다니,

담당과장이 그러면

링거주사나 맞고 가시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직장에 일도 해야 하고 하니

직장 근처에 잘 아는 소아과와 내과 전문이가

하는 의원이 있는데 거기서 맞으면 안 되겠냐고 하니


어르신이 잡수지를 못해서 기력이 너무 없으시니

꼭 맞아야 야한다면서 그러라 한다.


병원에서 나오니 점심시간이라

집으로 가서 국수를 장 국물에 비벼서 드리고

잡수신 후에 바로 직장 앞에 있는

혜성의원으로 모시고와 링거주사를 맞히고는

다시 집으로 모셔다드리고는 직장으로 왔다.


이제는 자식인 네가 보호자인데

어느 정도 자식의 말도 귀담아 들었으면 좋으련만

당신이 하시고자 하는 데로만 하시려하니

답답할 때가 많다.


2월말에도 퇴근을 해서 지친 몸으로

곧바로 병원으로 갔더니 집에 가시겠다고

옷을 입고 비틀거리면서 막무가내로

병실을 나서 병실 앞에 있는 휠체어에

앉으셔서는 집으로 가자하신다.


간호사와 의사선생이 설득을 해도 안 된다.

결국은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집에서 가서 자고

새벽에 들어오는 조건으로 의사가 승낙을 했다.


그날마침 병문안을 왔던 후배들이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형님 그러지 말고 노인 병원으로 모시면

돈도 적게 들고 아버지도 편하고 형님도 편하신 테데

왜 그리 고생을 하냐며 그렇게 하란다.”


그러나 어디

자식의 입장으로 그럴 수가 있나,

아직은 완전히 드러누운 것도 아니요

정신이 흐린 것도 아닌데,


후배들 말대로 노인병원에 모시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면

편하기야 편하겠지만 마음이 허락을 안 한다.


그러다가도 너무도 힘이 들고

자식의 마음을 모르고

당신이  막무가내 고집을 부릴 때면

순간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마다 이이 선생의「격몽유결」

상제장(喪制章)에 실려 있는 효(孝)에 대한

예화들을 읽고는 다시 마음을 바로 잡고는 한다.


그러다 리포트 때문에  교수님의 자료실 들렀다가

우연히 권효가(勸孝歌)를 보게 되었다.


한 소절 한 소절이

절절이 가슴에 와 닫는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어서는 현실에서

그리고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를

맞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내부모와 남의 부모 할 것 없이

노인의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을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열자식을 키운부모 하나같이 키웠건만

  열자식은 한부모를 귀찮다고 내버리네.  ”


이것이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뿌리 없는 나무가 있을 수 없듯이

부모 없이 어찌 나의 존재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모의 은공 없이

어찌 존재 할 수가 있더란 말인가,


효(孝)를 따지기 전에 

병들고 늙은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당연한 도리(道理)가 아니겠는가.


권효가(勸孝歌)를 보면서 다시 마음을 추서려본다.


                                  

 

 

 

                                     

          권효가(勸孝歌)


生父母育 그은혜는 하늘같이 높으건만

고이키운 자식들중 효자효부 드물더라

시집오는 며느리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장가드는 아들자식 살림나기 바쁘도다.


제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음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어 성을내고

버룻없는 자식소리 듣기좋다 즐겨하나

부모님이 두말하면 잔소리라 짜증낸다.


자식들의 오줌똥은 맨손으로 주무르나

부모님의 가래침은 더럽다고 밥못먹고

과자봉지 들고와서 작식손에 쥐어주나

부모위해 고기한근 사올즐은 모르는가.


개가아파 누우며는 가축병원 달려가나

늙은부모 병이나면 근심걱정 아니하네

열자식을 키운부모 하나같이 키웠건만

열자식은 한부모를 귀찮다고 내버리네.


자식위해 열푼돈은 물쓰듯이 쓰건마는

부모위해 한푼돈은 아까워서 못쓰도다

처자식을 데리고는 외식함도 잦건마는

늙은부모 위해서는 외출한번 아니한다.


그대몸이 소중하면 부모은덕 생각하고

서방님이 귀하거든 시부모를 잘섭겨라

죽은후에 후회말고 살아생전 효도하면

부처님께 복은받고 내한만큼 효도받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