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무 잎 떨어뜨리듯
하루에도 십여 장의 광고 명함
문 앞에 어지러이 날아 떨어진다.
출입문이라도 열어두면
갑자기 휘~잉 소리와 함께
점포 안으로 쏜살같이 날아든다.
그 명함을 보기만 하면
참 우리나라 살기 좋고
좋은 사람 너무도 많음만 같다.
누구라도 말씀만 하신다면
그것도 전화 한 통화로,
즉각 돈을 빌려준다니
이런 천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얇고 조금한 명함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노라면
깊고 어두운 악마의 함정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그 옛날 최초의 한글 소설 속
홍길동은 이름은 도적이지만
탐관오리들의 부정히 모은 재산
털어다 굶주린 백성 살렸는데,
이리 치이고 저리치어도
험난한 세상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
고리대금으로 등쳐먹을 궁리만 하네.
저 작은 명함 속 인간들
허울은 그럴 듯, 하야케 보이지만
그 하얀 속, 자세히 들여다보면
숯검정보다도 더 검기만 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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