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명함 속, 드려다보면

心田農夫 2007. 10. 13. 19:16
 


가을나무 잎 떨어뜨리듯

하루에도 십여 장의 광고 명함

문 앞에 어지러이 날아 떨어진다.


출입문이라도 열어두면

갑자기 휘~잉 소리와 함께

점포 안으로 쏜살같이 날아든다.


그 명함을 보기만 하면

참 우리나라 살기 좋고

좋은 사람 너무도 많음만 같다.


누구라도 말씀만 하신다면

그것도 전화 한 통화로,

즉각 돈을 빌려준다니

이런 천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얇고 조금한 명함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노라면

깊고 어두운 악마의 함정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그 옛날 최초의 한글 소설 속

홍길동은 이름은 도적이지만

탐관오리들의 부정히 모은 재산

털어다 굶주린 백성 살렸는데,



이리 치이고 저리치어도

험난한 세상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

고리대금으로 등쳐먹을 궁리만 하네.



저 작은 명함 속 인간들

허울은 그럴 듯, 하야케 보이지만

그 하얀 속, 자세히 들여다보면

숯검정보다도 더 검기만 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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