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화까지 내야 할 일인지

心田農夫 2008. 9. 5. 11:27

 

출근을 하여 한잔 의 커피를 마시며

하루의 일과에 대하여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큰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방금 학교 근처에 내려주고 왔는데

무슨 일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딸아이의 목소리를 듣는 짧은 순간에 들었던 것이다.

 

“무슨 일 있니”하고 물으니,

 

담임선생님이 고등학교진학원서에

붙일 사진을 단체로 찍기로 했으니

내일 6000원씩을 가져 오라고 하셔서

 

“선생님 저는 집에 사진이 있는데요.” 했단다.

그래 떠니 선생님이 화를 내면서

 

“찍으면 될 것을, 그럼은 내일까지

꼭 가지고 와“라고 하드란다.

 

사진을 바로 찍는 것도 아니고

내일 돈을 갔다내면,

며칠 후에 찍는다면서,

 

그러타면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이 선생님의 손에

쥐어지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이고,

 

고등학교 입학원서 쓰는 시기도

아직은 한참이나 남아있는데,

 

집에 있는 것을 쓰겠다고 하니

내일 반드시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고,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1학기에 사진이 필요해서 쓰고 남은 것을

내가 내 책상서랍에 보관 하고 있었는데.

 

딸아이는 선생님이 화를 내면서

내일까지 가지고 오라고하니

 

선생님께 말을 해 놓고는

혹시라도 없으면 내일까지

가지고 갈 수가 없다는 생각에

자기 딴에는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집에 아빠 책상서랍에 있으니

걱정을 하지 말고, 없다 해도

요즈음은 사진을 찍으면 바로 나오니

염려하지 말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우선 별일이 아니라 안도를 하면서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조금 화가 났다.

 

물론 단체 생활에서 단체 활동을 같이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경제가 어려운 때가 아니라도

재활용이니, 에너지 절약운동이니 하는 데,

요즈음처럼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현실에

 

집에 있는 것 쓰겠다는 데

화까지 내면서 꼭 그렇게

새로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선생님의 심중(心中)이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아이의 일생을 좌우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선생님은 아시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씀과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서 배워간다.

 

그런 현상을‘학습’된다고 하는데,

그것을 교육학을 전공하신 선생님이

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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