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아, 가을이구나!

心田農夫 2008. 9. 16. 14:57

 

모처럼의 편안한

휴일의 아침을 맞아

늦은 아침을 먹고 집사람과

동네 뒤에 있는 산으로 산책을 나섰다.

 

요즈음 도시가 그렇듯이

우리 동네도 단독주택은 거의 없고

대다수가 아파트인 아파트단지다.

 

단지를 벗어나 한적한 도로의

인도를 걷노라니 하나의 나뭇잎

바람에 날려 인도에 떨어진다.

 

바닥을 보니 어느 사이에

적지 않은 나뭇잎들이 낙엽 되어

바람에 따라 사각사각

발에 발이면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포도위에 뒹굴고 있었다.

 

“벌써 가을이구나,

참 세월이 너무 빠르다“

했더니,

 

“당신, 올해 몇이지요?”

하더니 나의 나의를 계산한다.

 

가을은,

삶에 바빠서 잊고 살던

나이를 새삼 떠올려 기억하게 한다.

 

“아, 아직 마음은 이십대인데.”

했더니,

 

"당신만 이십대요, 나도 그래요“

 

중년,

인생의 계절,

가을인 중년의 나이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는 한편

다가오는 인생의 겨울

은빛노년을 차분히 준비해야 하는 중년.

 

저 산의 고운 색처럼

우리의 노년의 삶의 색도

결코 추하지 않고 고와야 하는데,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노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인도를 벗어나

곱게 채색되어가는 산입구로 들어서

포근한 가을의 품속, 아늑한 오솔길을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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