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괜한 심술을 부려본다.

心田農夫 2008. 2. 18. 10:43

 

어제 둘째딸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이라

딸아이에게 줄 꽃다발을 사려고 일부러

시내에 여(女)후배가 하는 꽃집을 들렸다.

 

가지전에 전화로 예쁘게 만들어 놓으라고

부탁을 해서인지 세 가지를 보여주면서

하나하나의 장점을 설명하며 고르라고 한다.

 

역시 비싼 것이 좋은 것인지, 눈만 높아서인지

고른 것이 화려하지 않으면서 향기가 은은하면서

우아한 자태의 모습이 초등학생에게 조금 과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것을 선택을 했다.

 

“얼마 주면 되지?”하고 물으니,

“요즈음 꽃값이 비싸서, ―”말을 흐리더니

갑자기 말을 돌려서

“선배님 어제 초콜릿 받으셨어요? “한다.

 

“초콜릿? 무슨 날인가 웬 초콜릿” 했더니.

어제가 발렌타인데이 여잖아요”하면서

Black Rose 라 적힌 것을 하나 건넨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주머니에 넣고 꽃값을 주고는

바삐 문을 나서서 아이의 학교로 향했다.

 

무심히 넣어 둔 것도 모르고 퇴근해

옷을 갈아입다 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고는

“야 딸들,”하고는 불렀다.

 

너희들 그럴 수 있어,

왜 어제 아빠한테 초콜릿 안 주었어“하니,

“아빠는 초콜릿 안 잡수자나요”한다.

 

작년에 퇴근해서 주던 것을

책상에 며칠을 나두었다.

먹으라고 다시 돌려주었더니

아마 올해는 그냥 지나쳤나보다.

 

그래도 그렇지 그럴 수가 하며

“아빠는 예쁜 꽃 사겠다고 시내까지

일부러 가서 예쁜 꽃다발을 사다주었는데“

하면서 일부러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아빠 미안해요, 내년에는 꼭 드릴게요.” 한다.

 

발렌타이데이가 무슨 뜻을 가진 날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괜한 심술을 딸아이들에게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