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하늘 무서운지 알아라.

心田農夫 2008. 10. 16. 11:47

어느 누가

먹고 놀면서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란 다더냐

 

손톱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것들이

세상 물정을 통 모르네.

 

내 성동에

빌린 밭 몇 뙈기

국록 대신으로 힘써지었거니

 

참새랑 들쥐가

 반타작을 해가도

그런대로 얼굴을 펴고 살았네.

 

                                  <김시습> 지음

 

 

 

 

 

구구하게

벼슬을 구걸하여

녹이나 쳐다보고 사느니보다

몸소 걷어붙이고 지은 농사로 의식을 자급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추수는 해마다

해톤을 대기에도 빠듯하였다.

 

관가에서

갖은 구실을 붙여 가며

받자하는 것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므로

더욱 죽어나게 된 것은

이 직전을 맡아서 몸으로 농사를

지어 얻어먹고 살던 농부들이었다.

 

사단은 간단하였다.

벼슬아치들은 벼슬을 잃으면

아울러서 땅도 잃어 생계가 막히게 되므로

벼슬살이를 하는 동안에 제 한평생 먹고 쓸 것은 물론,

 

 자손들을

가르치고 살게 해줄 밑천도

단단히 장만하지 않으면 이니 되었고,

 

그리하여

악착같이 우려내고 자아내고 가로채고

등쳐먹기로 버릇을 들이게 되었던 것이다.

                                             「매월당 김시습」중에서

 

 

 

 

 

 

위의 글은

그 옛날 양반하면

육체노동은 하지를 않았다는데,

 

그 양반님이신 매월당 김시습이

먹을 것을 위해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참새와 들쥐의 피해가 적지 않게 심했다.

 

그래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는데

추수를 할 량이며 벼슬아치들이

이런저런 명목으로 손톱하나 까닥이지 않고

추수 한 것을 빼어가는 것에 대하여 쓴 글이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의 공복이라는

벼슬아치(공무원)들,

그 자리 내놓기 전에

이리저리 민초들 우려내고, 자아내고,

가로채고, 등쳐먹기는 변함이 없나보다.

 

내 이런 소리는 들은 적은 있다.

자신의 높은 직책 내놓기 전에

아들, 딸 결혼식 서둘러 하면서,

그 직책을 이용해 축의금 걷어 들인다는 말은 들었다.

그런데 내 오십 평생 살아가면서 이런 말은 처음 듣는다.

 

농민들을 위로하자는

“쌀 소득 직불금”

해당사항이 없는 사람들이 꿀꺽 해먹었단다.

 

농사가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손 한번 까닥하지 않고 농사지었다고

높으신 벼슬아치들 꿀꺽하고 입 닦았단다.

 

꿀꺽하고 입 닦은

공무원들이 약 4만 명이고,

공기업 몸담은 사람들은 6000명에

그리고 높다하는 고위 공무원이 100여명이란다.

그리고 그 금액이 자그마치 1,682억이라나. 머라나

 

그 중에는 평소에는

논과 밭, 그리고 농부 근처에는

안가 보셨을 차관님도

난 농부고 농사 지었다하시며,

직불금 신청하시어 아주 달고 맛있게

아작아작 소리 내며 씹어서 꿀꺽하셨단다.

 

그래, 그 누가 그랬다지,

눈먼 돈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다.”

아마, 그 돈이 눈먼 돈이었던가 보다.

그럼 그 차관님, 임자 맞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말도 있다지?

“벼룩이 간을 내어 먹는다.”

즉 극히 적은 이익을

치사한 방법으로 얻는다는 뜻아 아니던가.

 

그래 처 잡수실게 그렇게도 없어

농민들 줄 돈을 처먹었으니,

체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그런 치사한자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는가.

명단을 공개 않겠다는 인간들,

같은 족속이라고 감싸겠다는 수작이니

하나 같이 탐관오리(貪官汚吏) 아니더냐?

 

야, 이놈들아!

하늘 무서운 줄 알고

민초들 무서운지 알게 될 날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