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 씻고 책상에 앉자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산책을 가자고 한다.
“책을 보아야 시험 보지.” 했더니
“허리 아프다고 하면서
공부는 이제 그만 좀하지 건강이 우선이지“ 한다.
그래 그 말이 맞지 하는 생각에
“그래 가자”
하고는 따라나서며 현관에서
“엄마, 아빠 산책 갔다 올게”했더니
현관 옆에 마주한 딸아이들의
방문이 열리면서
“잘 다녀오세요.”하기에
두 딸은 공부를 하는데
운동으로 가는 산책이기는 해도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어
“작은 딸 이번시험에도
저 번 성적만큼 하면 선물하고
먹고 싶은 것 외식으로 사줄게“ 했더니
“아빠 부담주지 마세요.”한다.
“아니 내가 언제 부담을 주니,
아빠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했더니,
“그 말이 부담이지요.”한다.
“맞다 그게 부담이지”하면서
옆에 있던 집사람마저 거든다.
“그래그래, 딸 알아서 하세요.
아빠는 그저 딸이 열심히 하기에 한 말인데“
하면서 서둘러 현관을 나섰다.
잠을 자야 하는 시간임에도
잠을 못자면서 책상에 앉자
책과 함께하는 딸아이들이
항상 안쓰럽고 가여운 마음이다.
나야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이지만
그럼에도 시험 때가 다가오면
나 자신도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는 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위로를 해주려고 했던 말이
그만 딸아이에게 부담이 되었나보다.
딸아 미안 하구나
너희들은 공부를 하는데
산책 간다는 것이 그저 미안해서 한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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