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이젠, 그만 하세요

心田農夫 2008. 12. 22. 12:44

 

쉬리라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의 길

무엇이 그렇게도 달리고 달리게 했나

 

그 누가 시켜서도 아니요,

스스로 좋아서 출발선상에 서건만

 

때론 울고 싶었던 구간도

때론 기쁘고 즐거웠던 코스도

앞만 보며 달리고 달렸던 나날들

 

봄맞이 꽃구경 한 번 못해도

무더운 여름휴가도 반납했을 때도

 

한마디 불평의 말없이

힘찬 응원의 박수로 좌절을 딛고

용기로 달리게 했던 사랑스러운 두 딸

그리고 묵묵히 뒤에서 힘이 되어 주었던 아내

 

그 가족들 덕에

집과 직장 그리고 학교

오고 가며 뛰고 달렸던 삼년의 레이스

 

기말시험구간을 정점으로

길고 긴 코스의 레이스를 마쳐구나.

 

이제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대지에 새싹이 움트는 그날까지

나 이제 편안하고 안락한 쉼을 가지리라.

 

 

 

2005년

직장근처의 교회

그 교회목사님의 부탁으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에서

 

‘노인건강과 체육’이란 제목으로

노인대학에서 90~100여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두 학기 일 년의 세월 보냈다.

 

배우는 것도 어려움이 있지만

남에게 앎을 나누어 주는 것도

부족한 나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2006년에 대학원의 문을 두드려

때늦은 늦깎이 학생이 되어 배움을 시작했다.

 

대학원 두 학기를 마치고

삼학기차인 2007년

또 하나의 배움을 위해

방송통신대학에 편입학하여

 

마치 복수전공이라도 하듯

대학원과 대학의 교과목을 번갈아

보고놓기를 반복하며 2년을 보내야 했고

어제 대학의 6과목의 기말시험을 끝으로

모든 과정을 마쳤다.

 

대학원에서는

정신보건복지 석사학위기와

사회복지사로의 탈바꿈을 하였고

대학에서는

또 하나의 학위, 교육학사

그리고 평생교육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제는

공부는 그만 하고

나이 생각해 건강을 챙기라는 집사람 말처럼

 

그동안

배웠던 것을 틈틈이 정리하며

편안하고 안락한 몸과 마음으로

이 긴 겨울을 보내며 봄을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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