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어찌 그리도 무심한지?

心田農夫 2009. 2. 20. 19:56

   

태어나서 오늘처럼

많은 축하를 받은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시로 들어오는 축하 문자에

존경하는 어르신의 축하 전보도 받았고

참석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사회에 필요한 복지사가 되라며

졸업을 축하한다는 문자와 함께 “졸업을 축하합니다. 라고 쓰인

화초를 보내주신 교육학과 동기이며 목사사모님이신 권 사모님,

합기도 생활체육회 회장님의 ‘졸업을 축하 합니다, 라는

글을 적은 예쁜 리본을 단 우아한 난 화분 선물.

 

그리고 유기농박사이신 이박사님이

졸업식장까지 몸소 오셔서 건네주신 격려금,

면장님이 근무시간에 짬을 내 오셔서

안겨주신 정성이 담긴 꽃다발

앞집병원장 사모님이 축하한다며

축하케이크 가져다주시는 가하면

언제나 많은 도움을 주는

농학과 동기의 축하 꽃, 두 다발.

 

그 친구는

나의 졸업 축하와 함께

집사람의 졸업을 축하한다고

두 다발의 꽃을 가지고 졸업식장에 왔는데

“형수는 어디에 계신데요?”안 왔다고 하니

“형님 것과 형수 것입니다.”하며

두 다발의 꽃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는 가운데도

기쁨보다는 서운한 감정이

마음 밑바닥에 앙금 되어 갈아 앉자

나를 무척이나 서글프고 우울하게 만 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웬만하면 참석하라고 했는데,

그리고 졸업식이 시작하기 40분전쯤에

전화로 지금 출발해 오면 되니까 참석을 하라고

다시 한 번 이야기 했는데도 결국은 집사람은 참석치를 않았다.

 

2006년도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였으면 하는데

당신생각은 어떤지“ 하며

집사람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나는 벌써 원서 접수 했어요” 한며

자신은 벌써 대학원 교육학과 원서를 냈단다.

 

남편인 나에게는 한마디 의논도 없이

자신이 결정하여 원서를 접수했단다.

 

그렇게 같은 학교에

나는 사회복지학과에

집사람은 교육학과에 진학을 하여

모든 과정을 마쳤고 같이 졸업식을 하게 되었는데,

집사람은 대학원 졸업식에 참석을 않았다.

집사람이 참석치 않으니 아이들도 역시 졸업식장에 올 수가 없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많은 가족들이

졸업을 축하하며 여기저기 모여서 사진 촬영을 하며

웃고 담소하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던지

 

집사람이나 나나

그동안 한참을 책을 놓고 살다가 다시 시작한 공부다.

그리고 이 나이에 대학원 석사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고

특히 학위논문은 너무 나를 힘들게 했으나

그 힘든 과정이 지나고 이렇게 졸업식장에 서니

얼마나 자신이 대견하고 뿌듯함과 해냈다는

자아성취감은 나에게 큰 기쁨이요, 행복이었다.

 

나는

‘일생에 한번인데’ 하는 말을

별로 좋아 하지를 않았었다.

 

일생에 한번인데 하면서 분수에 맞지 않는

결혼식에, 피로연에, 결혼혼수 등등에

많은 사람이 그 말을 쓰기에

그동안 별로 좋은 의미로 받아드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내가 그 말을 쓰고 싶다

일생에 한 번 뿐인 졸업식인데

어찌 그리도 무심할 수가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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