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배 움

心田農夫 2009. 2. 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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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가장 좋은 처방은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이다.

 

결코 어긋날 일이 없는 것은 오로지 배움뿐이다.

 

사람은 노쇠해져 쭈글쭈글해진 채

사지가 후들거리게 될지 모른다.

 

밤에 홀로 깨어

흐트러진

 

맥박 소리를 들으며 뒤척일지 모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사악한 미치광이들의 손에

피폐해져가는 것을 지켜보고

자신의 명예가 버러지 같은 얄팍한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배움뿐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중에서

 

 

나의 슬픔을 함께라도 하듯

한주일 시작인 월요일 아침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슬픔의 비가 계속내리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사악한 미치광이들의 손에

피폐해져가는 것을 지켜보고

자신의 명예가 버러지 같은 얄팍한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배움뿐이다.”라는

웨인 다이어의 말처럼

 

끝없이 배움에 갈급해있는

나는 많은 고심 끝에 지천명을 훌쩍 넘은 나이에

용기를 내어 다시 책을 들었고 최선을 다하여

배움의 한 과정인 대학원 석사과정을

지난 20일 졸업식을 끝으로 모든 과정을 마쳤다.

 

졸업을 앞둔 지난 12월

배움을 한 단계 높이 오르기 위해 박사과정을 등록했었는데,

오늘 학교에 찾아가 등록 포기서를 작성, 서명하므로

슬픈 마음으로 배움의 꿈을 접고 이제 막 사무실로 돌아왔다.

 

가족회의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나의 마음을 털어놓았더니,

 

경제가 위축되어 당신 수입이 점점 줄어가는데,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므로 점점 돈이 더 들어가는데,

등등 여러 가지의 이유를 들어

이제 공부는 접으라고 집사람은 반대를 하였고

큰 딸아이도

“아빠 그냥 집에서 공부하면 안 돼요” 하면서

반대를 했었는데,

 

나는 가족들의 반대의견에도

나의 나이를 들면서

할 때 계속하지 않으면 다시 하기 쉽지도 않을 것이고

내가 벌어서 학비를 충당하겠으니 그리 알라고 하면서

등록을 마치고, 책을 담아 가지고 다닐 아담한 책가방도

새로이 사놓았는데,

오늘 모든 배움의 꿈을 접고 말았다.

 

창 밖에 내리는 슬픈 빗줄기가

흘러서 멀어지는 도로의 물줄기처럼

배움의 꿈이 허공으로 멀어져가

슬픔을 머금은 비가 되어 나의 마음속에서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