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나 한 것이 없구나.
다시는 돌아 올수 없다는
머나 먼 길 찾아 떠나시며
이승의 남기신 작은 징표
영원한 안식처
파라다이스에 고이 모셔놓고
뒤돌아서는 무거운 발걸음
옮기는 걸음걸음마다
방울방울 눈물방울 떨어지네.
갓 낳을 땐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여 주시고
커가며 만들었던 걱정근심 다 떠안으시더니
먼 길 떠나시면서 까지
자식 앞에 눈물 보이지 마라
빗방울 내려 눈물방울 대신하게 하오시니
살아서도 못난 자식걱정
떠나시며 까지 불효자식 보살피시네.
험하디. 험한
먼 길 떠나시며 까지
이 자식 챙기시니
어이 이 은해 갚으리오.
아! 나,
무엇 하나 한 것이 없구나.
지난 4일 날
한창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어댔다.
전화기를 들었더니
처제가 울면서
“형부,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한다.
1월에 몸이 조금 안 좋다고 하셔서
병원에 모시고가 진찰을 받았는데,
듣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의사로부터 들어야 했다.
그 소식을 듣고
주말에 시간을 내어 집사람과 아이들 데리고
생존에 한 번 뵈어야겠다는 마음에 다녀왔었다
그런데
그렇게 갑자기 떠나실 줄은 몰랐다.
“처제 바로 올라갈게,”하고는
집사람과 연락을 하니
지금 올라가도 새벽에 도착하니
어차피 새벽에 가는 게 좋겠다고 하여
새벽차를 타기로 했다
삼일이 지나
고인이 남긴 작은 징표
유골함 속에 담아
파라다이스라는 납골 공원묘소에 모시고
돌아 나오는데,
동서가 한숨을 토하며,
“무엇 하나 한 것이 없구나.”탄식하며,
눈에서 방울방울이 눈물방울을 떨어뜨린다.
자식이 손자 앞에서 흘리는
눈물을 감추어주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눈물방울 같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동서의 어께를 감싸며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야
그만 큼 했으면 잘 모신거야.
위로를 하고 돌아오는 차속에서
차창에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적었던 글이다.
그 날 같은 비가
아침부터 내리고 있다.
2년 전 삼월의 마지막 날에
나의 아버지도 먼 길을 떠나셨다.
삼오 날
아버지를 차디찬 땅에 홀로 계시게 하고
돌아서자니,
눈에 눈물이 쉼 없이 흘러내렸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나의 눈에 눈물을 감추어 주려는 듯
그 날도
오늘같은 비가 방울방울 내렸었다.
아버지가
무척이나 그립고 뵙고 싶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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