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이 글을 쓰는 이유

心田農夫 2009. 3. 17. 13:50

마음공부의 여정에서 맺게 되는 인연 중에,

무엇보다 훌륭한 영적 스승을 모시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한데서 배우느냐,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중략------------

 

스승이 제대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불교의 중심 교의(敎義)가 무엇인지 알아야하고

그래서 불교의 스승에게 필요한 자격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해요.

그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아보아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과연 자기가 가르치는 대로

살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가 우리 길을 인도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략------------

 

여러분이 스승으로 모시고자 하는 이가 있거든,

그가 불자이든 다른 신앙을 지닌 사람이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자세히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달라이 라마의 「마음공부」중에서

 

 

불교에서는

살아가면서 맺어지는 모든 것,

살아가면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에는

인(因)으로 말미암아 연(緣)이 된다는 군요

 

벌써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되었네요.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될 때가 되면

생각나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특히 그 분들 중에 두 분이 생각이 납니다.

작은아이 1학년 담인 이었던 김영남 선생님,

큰 딸아이의 2학년 담인 이었던 임인학 선생님

 

지금으로부터 7~8년 전인가 봅니다.

집사람이 울진으로 발령이나 주말부부로 생활을 할 때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어린나이이기에

두 딸은 엄마와 함께 울진에서 함께 생활을 해야 했고

작은 딸아이는 울진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8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처음으로 시작하는 학교생활

그 첫 시작에 만난 분이 바로 김영남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입학하기 전에 자신이 맞이하게 될

학생들의 집으로 일일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때의 내용을 이랬습니다.

 

“매년 맞이하는 학생들이지만

그들을 처음 만나는 날이

기다려지며 가슴 설레게 합니다.

마음의 준비와 함께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떤 신을 신을까,

무슨 말로 첫마디를 시작해야 할까? “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을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니요

철없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입학하는 날이 기다려진다는 말과 함께

부모님들은 걱정 마시기를 바랍니다. 하는 내용이었다.

 

그 편지를 보니

참 신선한 느낌이 마음에 전해지더군요.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별 느낌 없이

아이들의 맞고 학년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아이들을 맞는

대다수의 선생님들과는 달리 손수 각 가정에

자신의 교육에 대한 소신을 글로 전해주시는 선생님,

 

반에 배정된 특수학생을 마다 않으시고

그 아이를 생활에 적응하게 가르치시어

적응력을 키워주시는 가하면

일요일에도 쉬시지 않고 아이들과 수영장,

자연에 나가 자연과 벗하게 하는 자연관찰학습,

할머니와 사는 여학생을 미용실에 데리고 가

머리를 자르게 하고 끼니까지 챙겨주는 배려 등등

결코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고는 할 수 없으리라,

 

선생님과 우리 딸아이와

스승과 제자로서의 만남은

인연(因緣)에 의한 귀한 만남이라 생각하며,

딸과 나의 마음에 늘 계신 선생님이십니다.

 

임인학 선생님은

큰 딸아이의 2학년 단임이셨는데,

2학년이 끝나는 날,

아이들의 일 년의 학교생활을 담은 책을

자비를 드려 손수 만드시어

반 아이들에게 한권씩 나누어 주셨습니다.

 

한 학생당 4~5페이지에

학생의 일기, 학생이 지은 글과 시,

자신들의 장래 꿈에 관해 적은 글,

그리고 부모님이 자신들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것 등,

책의 끝 페이지에는 반 아이들의 주소록을 실은 책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고,

거기에 따르는 각종 문서 등의 잡무는 얼마나 많은가,

업무를 처리할 시간도 부족하실 텐데,

2학년 아이들에게 귀중하고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나누어 주시고

남선생님이신데, 어머님처럼 한 아이 아이를

자상하고 세심히 보살펴주시던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선생님 이십니다.

 

그 선생님과 딸아이의

스승과 제자로서의 만남을

귀한 인연(因緣) 만남이라 늘 생각하며,

나와 큰 딸의 마음에 계신 선생님이십니다.

 

오늘 선생님의 이야기를 적는 것은

한가한 일요일 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오늘 아침 출근을 하여 본 대학원카페에

한 교수님에 관한 글이 실려 있기에 그 글을 보고

생각이나 선생님에 관한 글을 적어 봅니다.

 

나보다는 삶을 적게 산분이지만

한 때는 존경했던 교수님이었던 분

그래서 점포 문을 닫고 그분의 강의를 들으려고

서울까지 가 한 밤을 자면서까지 강의를 들었는데,

그 분은 강의실에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했던 분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강의내용과는 다른 태도와 삶,

언행일치(言行一致)

즉 자신이 가르친 내용을

실천하지 않는 것을 알고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달라이 라마의 말씀처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과연 자기가 가르치는 대로

살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라는 말과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자세히 지켜보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절실히 깨달았다는 것이다.

 

존경하는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고

조금 떨어져서 걷는다는 옛 성인의 말씀처럼

사부(師父)님이라 불리셨던 우리들의 선생님들,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요,

포근히 품어주시는 아버지 같은

선생님, 스승님들을 만나기 어려운 것은

사명감을 가지신 선생님들이 오늘날 점점 사라진다는 것.

이와 같은 우리들의 교육현실이 마음 아플 뿐이다.

 

 

 

【덧붙임】

〇 승낙 없이 선생님의 존함을 올릴 것을 이해 바랍니다.

〇 사부(師傅) : 스승

〇 사부(師父) : 1. 스승과 아버지.

                2. 아버지처럼 우러러 존경하는 스승. ‘스승’의 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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