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내일의 나의 모습인 것을

心田農夫 2009. 6. 1. 15:21

 

 

 

심리적으로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얼마 동안이라도 부인할 수가 있다.

우리의 무의식 세계에서 인간은“자신의 죽음”이라는 것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는다.

자신의 불사불멸(不死不滅)을 믿는다.

그렇지만 내 이웃의 죽음, 교통사고와 전쟁과 자연재난으로

죽는 사람들의 소식을 믿긴 하지만 그런 사건들을 도리어

나는 불사불면하다는 무의식적인 믿음을 뒷받침할 따름이며,

저 밑바닥에서 “다른 사람이 죽지 나는 안 죽어!”하는 은근한

기쁨을 맛보게 한다.

즉음의 엄연한 사실을 더 이상 부정 못하면 우리는

죽음에 도전함으로써 그것을 초극하려고 한다.

                                 「인간의 죽음」중에서

 

 

삶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힘들었던 하루를 정리하면서 책상에 앉자 화두를 던져본다

 

나는 지난 토요일인 5월30일 한 요양원으로 실습을 나갔다.

그동안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주 받아오던

요양보호사에 관한 이론교육을 마치고 마지막 과정인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14명의 우리 실습생 중에서

남자는 나를 비롯하여 총각 두 명이었고 나머지는 여자 분들이었다.

 

우리는 요양원에 있는 사회복자사로부터 주의 사항과 함께

하루의 일정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각 조로 나누어져 실습에 들어갔다.

우리 남자 삼명은 남자 어르신 열여덟 분이 기거하시는 곳으로 배정을 받고

그곳의 직원의 지시에 따라서 실습을 시작했다.

 

우선 각방마다 그 직원을 따라 누워계시는 어르신들의

기저귀를 그 분이 갈아드리는 것을 보며 기저귀를 갈아 드릴 때의 주의사항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고 한 어르신에게 직접으로 기저귀를 갈아 드리라는

그 직원분의 지시에 따라 직접 해 보았다.

 

옆에서 보기에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해보려고 하니 우선 냄새부터 코를 자극하고

처진 몸에 어르신들에게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이

보기 보다 수월하지 않았다.

그것을 하루에 세 번 정도 돌아가면서 해드린다는 것이다.

 

각방마다 돌아가면서 기저귀 갈기를 끝내고나니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점심식사준비를 해애 한단다.

 

조금이라도 손을 움직일 수 있는 어르신들은

일일이 일으켜 휠체어에 태워 중앙의 넓은 장소로

모시고 가 식사를 하시게 했는데.

 

왜?

침상에서 식사를 하시게 하지 않느냐고 묻었더니,

그렇게 하면 어르신들의 몸이 더 굳어질 뿐 아니라

하루 종일 방을 벗어 날 수가 없으니 식사 때만이라도

짧은 거리지만 이동도 하고 이동을 하면서 밖을 볼 수 있게 해드리고

다른 방에 있던 다른 여러분들과 함께하게 하신다는 설명이었다.

 

혼자 거동하실 수있으신 어르신들은

지하의 식당까지 가셔서 직접 식사를 하시고 오시는데,

그렇게 할수 없으신 어르신들은 똑같은 방법으로 식사를 하셨다.

 

식사 중에는 음식을 잡수시게 좋게 가위로 잘게 잘라드리고

식사 후에는 그릇을 치워드리고 양치하시는 것을 옆에서 도와 드렸다.

그리고 다시 각방으로 휠체어를 모시고가 침상에 누이어 드리고

다시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잠시도 쉴 수없는 일과였다.

 

몇 분의 중증의 어르신들도 있었다.

한 분은 몸이 굳어져가는 분으로 이미 한쪽 발은 펴지지를 않았고

코를 통하여 식도까지 이어진 튜브로 식사를 하시는 분이었고

또 한분은 항문이 아닌 골발 바로 위에 구멍을 내어서

장과 직접 연결을 하여 그곳에 장착된 주머니로 변을 받아 내는 어르신이었다.

 

두 세분의 어르신 말고는

그 중증의 어르신을 비롯하여 대다수의 어르신들이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으신 분들이 대다수 이었다.

 

저녁 5시의 식사를 도와 드리고 양치질까지 도와 드리고 나니

오후 6시 우리의 실습은 끝이 나고 실습의 전 과정을 실습일지에 적고

사회복지사에게 실습일지를 제출 확인을 받고 실습을 마쳤다는 확인도장을 받고

실습일지 책자를 다음에 학교에가 제출하는 것으로 우리의 실습은 모두 끝나는 것이다.

   

실습일지에 확인 도장을 찍어주면서

사회복지사사 내게 말한다.

“아까 보니 어르신들의 머리를 아주 정성들여 빗어 들이대요.

대부분의 실습생들을 보면 대충대충 하는데”그러시기에

내가 대답을 했다.

“저 어르신들의 모습이 내일의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그렇지요, 그런데 그런 생각들을 못하며 살아가고 있지요.”하신다.

 

요양원을 나서서

집으로 차를 몰고 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고

집에 도착을 하여 씻고 저녁을 먹고 난후 책상에 앉아

삶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자신에게 던져본다.

 

이번에 정말 좋은 경험을 하였다.

인생여정 살아가면서 알 수은 없지만,

현재로 보아서는 나는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리도 대학원 동기들이

내가 받은 이번 기의 앞 기수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하기에

나도 받게 되었는데,

참으로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국민장을 겪으면서 보았던

현 권력의 상식이하의 처사들, 양심이라고는 찾아볼 수없는

이런 저런 여러 가지 일들

< 〇 만장의 깃대, 2000여개의 대나무 깃대가 죽창으로 변할 수 있다고

    pvc깃대로 바꾸게 하여 다시 준비하게 한 것.

  〇 한명숙 공동 장의위원장이 지난 26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추모사를  부탁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를 흔쾌히 수용했지만,

     27일 저녁 정부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무산되었던 것

  〇 29일 경복궁에서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출입구에서 경찰이

     노란색 물품 반입을 제지해 논란이 일으킨 것

  〇 덕수궁분향소 가는 길을 봉쇄하더니,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강제 철거,

  〇 추모제가 문화, 예술이 아니라고 그리고 불법시위 할지 모른다고,

     서울광장을 버스로 담을 쌓아 봉쇄한 것. > 을 보면서

 

 

저렇게 상식도 , 예의도, 양심까지 팔아버렸는지,

모질고 잔인하게 처신하는 저 사람들

그들도 나이 들고 기력이 쇠진하여 질 때가 있을 텐데

오늘만이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생각들인지,

내일은 자신들에게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생각인지,

 

그 요양원에 누워계시면서 생리현상까지도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많은 어르신들

그 어르신들,

자신들이 그러고 싶어서 그러한 삶을 영위하실까?

 

결코 아닌 것이다.

타인에 의하여 생리현상을 처리하게 하고

기저귀를 차고 사시지만 인지능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물로 그중에는 치매, 파킨스병 등 인지 능력이 없는 어르신도 있으시지만

많은 분들이 멀쩡한 정신에 모든 것을 인지하시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기저귀를 하고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어서이고

자존심을 내려놓지는 않고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저렇게 살 바에야 죽는 것이 낫지 하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그분들 중에는 동장을 하셨던 분도 그리고 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직위에 계셨던 분들도 계셨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우리인생의 여정이 종착점에 가까이 갈수록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뜻대로 만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삶 그리고 죽음

그것은 인간이라면 자신에게 한번쯤 던져보아야 할 화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