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얼마나 반갑던지

心田農夫 2009. 8. 4. 12:18

 

몇 일전 큰아이가

잠을 자고나면 허리가 아프다며

침대가 꺼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매트래스를 바꾸어 달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를 대리고 가구점에가

자신이 만져보고 누워도 보고 원하는 것으로 바꾸어 주었다.

 

딸아이 쓰던 것을 보니

깨끗하기에 뒤집어 깔면 잠시 잠깐 쉬는 데는

괜찮을 듯하여 직장에 있는 것과 바꾸려고 베란다에 두었다.

 

직장에 있는 매트래스는 스프링이라

앉을 때나 누울 때마다 약간의 소리가 나는데 비해

딸아이가 쓰던 것은 재질이 메모리 택스라

소리도 나지를 않고 포근한 감이 있어서 이다.

 

요즈음은 경기가 좋지를 않아

야근 할 일이 없지만 전에는 종종 야근을 했다.

야근을 끝내고나면 새벽이라 그 시간에 피곤도 하고

피곤함에 퇴근하는 것도 귀찮고 하여

작업장 한 쪽 구석에 침대를 놓아두고 쉬고는 했는데.

 

그 매트래스를 딸아이가 쓰던 매트래스와 바꾸려고

어제 직장의 매트래스를 처분을 하고

오늘 출근을 하여 침대 밑의 먼지를 치우는데,

먼지를 잔뜩 집어쓰고 있는 반지를 발견했다.

 

그 반지는 아버지가 끼시던 반지인데.

아버지가 떠나시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내가 끼고 다녔던 것이다.

 

결혼반지도 결혼 당일에 끼고는 끼지를 않던 내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아버지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을 반지를 보면서 상기하겠노라

끼고 다니다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잃어버린 것은 평소에 반지를 끼지 않다가

새삼 끼고 다니려니 어색도 하고

반지를 끼고 손을 씻고 나면 반지 밑에

물기가 있는 것이 싫어서 손을 씻을 때마다

빼어 놓고는 하던 것이 갑자기 보이지를 않아서

잃어버렸다고 한동안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

더구나 아버지의 유품이다 보니 죄스러운 마음도 있고

한 동안 괜히 끼고 다녔다는 후회도 들고는 했었다.

 

내일 매트래스를 가져다 깔려고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여 침대 밑을 청소를 하다 보니

잃어버리고는 그렇게 애달았던 반지가 침대 밑으로 들어가

잔뜩 먼지를 쓰고 다소 곳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반갑던지

얼른 주어 물로 깨끗이 닦으니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것이

왜 진작 좀 찾지

이제야 자기를 찾았냐고 나무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