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왠지, 알 수가 없다.

心田農夫 2010. 2. 11. 14:37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존재의 가치와 평가에 대해 말했다지,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다.”라고

그리고 중국의 진종황재란 분은 권력이나 부보다도

책에 높은 가치를 두었다지, 그 분이 지었다는 “권학문”이다.

 

                권학문

 

부자가 되려고 좋은 농토 살 필요 없느니

책 속에 수천 가마니 곡식이 절로 나온다네.

편안히 살려는데 좋은 집은 못 가졌다 안달 말게

책 속에서 호화로움 절로 나온다네.

외출할 때 시중드는 사람 없다고 한탄 말게

책 속에 수레와 마부들 줄 서서 대기하고 있지 않나

좋은 아내 못 얻어 걱정할 것 없느니

책 속에 옥 같이 예쁜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네.

사내가 되어 평생포부 이루고자 한다면

창 앞에 앉아 경서나 부지런히 읽게나.

                           「책벌레들의 동서고금 종횡무진」중에서

 

 

월요일부터 내리던 비가 쉼 없이 부슬부슬

오락가락 목요일일인 오늘까지 내리고 있다.

점포 안에서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비가 오면 평소보다 손님이 덜 오시는 편이라

비가 오는 날이면 한층 더 책과 같이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비오는 날 책이 보고 싶고 책하고 벗하고 싶은 마음

그것은 아마 나만이 아닌가 보다

지나다 들렸다며 커피 한 잔 달라던 지인이 마시던 커피 잔 놓고

카운터 좌측 뒤 책장 앞으로 걸어가더니

책 한권 불쑥 꺼내 들고는, 주인인 나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이것 좀 보고 같다 드릴게요.”한다.

 

종종 책장의 책을 보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책을 보다가 빌려달라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속마음은 ‘안 되는데요’ 하는데도 그 말이 목구멍을 통해서

소리로 되어 나오지를 않는다.

 

고향 떠나 객지생활을 하면서,

거기다 혼자서 장사하는 장사치다보니

늘 혼자라 친구가 없는 터이기도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책을 벗 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책 쟁이다.

 

어디갔다가도 우연히 보고 싶은 책이 있어도

선뜻 빌려달라는 말이 안 떨어져

책의 제목을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사서 보는 편이다.

 

그 분 가고 나서 갑자기

‘그래 저번에 그 분도 책을 가져갔지.’생각이 나서

 

“선생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볼일이 있어

찾아보니 없어 한참을 찾다 선생님께 빌려드린 생각이 나데요

다보셨으면 시간되시는 데로 돌려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긴 문자를 넣었는데도 답도 전화도 없다.

벌써 빌려 간지 세 달이 다 되었으니,

역시 이번에도 돌려받지 못하게구나 생각이 든다.

 

프랑스 속담에 “여자와 책과 말은 빌리지 않는다.” 하고

동양의 에서는 “책을 빌리는 자도. 빌려주는 자도,

빌린 책을 돌려주는 자도 바보다.” 하여 삼치(三癡)라 한다던가,

세 가지 어리석음이라는 삼치,

그 중의 하나인 빌려주는 어리석은 자가 되면서도

왜?

“책은 빌려 드릴 수가 없습니다.”하고 말을 못하는 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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