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그 나이 다 어디로 자시었는가?

心田農夫 2010. 7. 16. 11:51

 

비오는 날

                      

                        이 해 인

 

잊혀진 언어들이

웃으며 살아오네

 

사색의 못가에도

노래처럼 비 내리네

 

해맑은 가슴으로

창을 열면

 

무심히 흘러버린

일상의 얘기들이

 

저만치 내버렸던

이웃의 음성들이

문득 정답게

빗속으로 젖어 오네

 

잊혀진 기억들이

살아서 걸어오네

 

젖은 나무와 함께

고개 숙이면

 

내게 처음으로

 바다가 열리네

 

 

 

27908

 

 

비, 비가 내립니다.

아침부터 아니 침상에 일어나

창 너머 밖을 보니

한밤 언젠 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밤사이 내리기 시작 했나 봅니다.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서서

주차장에가 차에 시동을 켜고

와이퍼를 작동하며 출근을 합니다.

 

직장에 도착을 하여 청소를 하고 나서

한 잔의 커피를 타 그리움을 마십니다.

 

왜 비가 오면 그리움도 같이 오는지

보고 싶은 얼굴이 살포시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의 추억이 하나하나

오버랩 되어 다가옵니다.

 

공자 말씀하시기를

인생 사십을 살면 불혹(不惑)이라 하더니만

그 불혹도 훌쩍 지나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건만

하늘의 뜻은 고사하고 세상사에 미혹되어

그리움하나 마음대로 하지를 못 하는 마음을 가졌으니.

 

아, 그대여!

보이지 않는 나이라 하더이다만

그 나이 다 어디로 자시었는가?

젊음이 그대를 비웃지 아니하겠는가?

인생 헛 사시었다고

 

구름이 뭉쳤다 흩어져 사라지 듯

하늘은 변함이 없는데

어디서 훌쩍 찾아온 그리움이란 놈이

외로움을 더하고 쓸쓸함마저 안겨줍니다.

 

마음은 분명 나의 마음이건만

그리움, 외로움, 쓸쓸함이 찾아드는

이 마음을 어찌 할 도리가 없구나!

 

구름이 뭉쳐다

때가 되면 흩어져 사라지고 나면

청명한 하늘이 다시 나타나듯

구름 걷히듯 저 비가 그치면

이 마음 찾아든 그리움도 사라지지 않으리오.

 

그대여!

자조(自嘲)마시고,

그대의 마음을 이상히 생각마시라

채근담(菜根譚)에 기록되어 있기를

 

심체(心體)는 곧 천체(天體)와 같은 지라,

일념(一念)의 기쁨은 상서(祥瑞)로운 별,

경사스런 구름이고, 일념의 노여움은 진동하는 우뢰,

쏟아지는 폭우(暴雨)이며,

일념의 자비(慈悲)로움은 화창(和暢)한 바람, 단 이슬이고,

일념의 엄숙함은 뜨거운 햇볕, 가을 서리이니,

어느 것인들 없어서 되랴.

다만 때에 맞추어 일어나고 사라져서

조금은 거리낌이 없어야만

태허(太虛)로 더불어 본체(本體)를 함께하리라.

 

원문(原文)

 

心體便是天體라 一念之喜는 景星慶雲이요

심체편시천체라 일념지희는 경성경운이요

 

一念之怒는 震雷暴雨요 一念之慈는 和風甘露요

일념지노는 진뢰폭우요 일념지자는 화풍감로요

 

一念之嚴은 烈日秋霜이니 何者少得이리오

일념지엄은 열일추상이니 하자소득이리오

 

只要隨起隨滅하여 廓然無得이면 便興太虛同體리라

지요수기수멸하여 곽열무득이면 편흥태허동체리라

 

 

해의(解義)

 

하늘과 사람은 일체이다(天人一體)는 말이 있듯이

마음의 본체는 곧 우주(宇宙)의 본체이다.

하늘의 상서로운 별, 경사스런 구름은 사람의 마음의 기쁨과,

진동하는 우레 소리, 쏟아지는 폭우(暴雨)는 사람의 마음의 노여움과,

온화한 바람, 단 이슬은 사람의 마음의 자비로움과, 뜨거운 햇볕,

차가운 가을 서리는 사람의 마음의 엄숙함과 통한다.

그러므로 기쁨, 노여움, 자비로움, 엄숙함,

이 네 가지는 사람에 있어 하나도 없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천체의 운행(運行)이 법칙에 따라 어김없듯이

이 네 가지도 때에 맞추어 일어나고 사라져서 막힘이 없어야만

비로소 심체와 천제가 일체의 실지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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