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단골손님

心田農夫 2010. 9. 10. 17:55

     정

             벽 석

오고가는 것이

계절뿐인가 하였더니

정 또한 오고 가네

 

오는 정에 반갑기 그지없더니

기약 없이 떠나는 정은

이 마음 허허롭게만 하누나.

 

 

 

 

장사라는 것을 시작 한지가 언 18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래도 좋은 자리는 아니더라도 시안에서 시작한 장사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이 들고 수입도 변변치 않아서

장사라는 것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을 하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면서 지난 온 세월이다.

 

주말부부 하는 것이 싫다는 집사람 말에

직장동료들이 말리는 것도 못들은 채

무작정 시작을 하였던 것이 어제만 같은데

세월은 강산을 한번 바꾸고는 이제 또다시 강산이 바꾸려고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장사라는 것 이력도 날만도 하지만

아직도 장사치라는 것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양

늘 어설프기만 하다.

 

개업을 하고 한동안

문을 열고 손님이 들어오면 반가우면서도

들어오는 손님 보면 얼굴은 화끈 거리고 떨리기는

왜, 그리도 떨리는 것이 말도 더듬더듬하였다.

 

그렇게 어설프게 시작한 장사치에게.

점포 이웃아파트에 사시는 분이 손님으로 오셨는데

누님처럼 이런 저런 말씀도 해주어 무척 도움이 되었고

오실 때마다 간간히 차와 간식도 가져다주시고는 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 손님과 단골이라는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렇게 힘이 들던 시기를 넘어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려는데

장사하는 것이 괜찮아 보였던지, 점포주인 군에 간 자식이

제대하면 시킬 양으로 마음먹고는 점포를 비워달라고는 못하고

점포 세를 100%올려달라고 하기에 시에서 읍 소재지로

돈 없는 설움 안고 점포를 옮겨야 했었다.

 

옮긴 점포가 전에 있던 곳에서 근 19km 정도의 거리인데도

단골로 인연 맺은 그 분이 간간히 찾아오신다.

옮기고 처음 찾아 오셨을 때, 거리도 먼데 근처에 있는 곳을 이용하시라고 했더니

단골을 무시한다고 한 말씀하시기에

미안하여 그런다고 하였더니, 미안하면 단골 대접 잘하면 된다하신다.

 

그렇게 맺은 18년의 단골이다.

이번에도 근 2년 만에

그제 오셨기에 점심을 대접을 했더니

오늘은 맡기신 것을 찾아가시면서 대금을 조금 빼 드렸더니

값을 빼주었으니 점심을 산다고 하시며 냉면을 사주어 대접을 받았다.

 

점포 문을 밀고 나가시며 생각나면 또 오겠노라 하시며

기약 없이 가시는 뒤 모습을 보면서

왠지 알 수 없는 허전한 마음에 위의 글을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