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성이 맑아지는 언어

얼굴, 사람 마음의 거울이라는데

心田農夫 2011. 4. 18. 11:56

 

얼굴

 

                  구 상

 

온화하지는 않더라도

험상궂어도 좋으니

그저 숫된 얼굴이 그립다.

 

저런 천성(天性)의 얼굴을 보면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요즘 만나고 스치는 얼굴마다

이건 영악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유들유들하고, 반들반들하고

새침하고, 매정하고, 얄궂다.

 

얼굴은 사람 마음의 거울이라는데

너나없이 저렇듯 얼굴이 뒤틀린 것은

마음이 세상살이와 그 이해(利害)에만 쏠려서

탐욕으로 꽉 차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얼굴들을 바로 잡으려면

모두가 그야말로 마음을 훌훌 비워서

때마다 하늘과 구름도 멀거나 쳐다보고

산과들, 강과 바다도 멍청이 바라보고

 

삶과 죽음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

더불어 사는 남의 구실도 헤라여 보며

 

삶의 참된 보람과 기쁨을 찾아서

몸부림치며 뉘우치고 울기도 하고

허망에도 빠지고, 영원도 그려 보아야

본연(本然)의 얼굴을 지니게 될 것이다.

 

 

 

 

장사를 하는 처지다 보니 늘 혼자 하는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 손님이 없는 시간의 대부분을 책을 보면서 지낸다. 딱히 어떤 한 종류의 책을 선택하여 보지는 않는다.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읽고는 한다. 그런데 지나해에는 제목에 ‘심리학“자가 붙은 책을 한 열대여섯 권 본 것 같다.

 

지금 집에서 보는 법정스님의 책을 보다 “시도 좀 읽읍시다” 라는 글을 읽고 책을 주문하면서 시집 한권 같이 구입하였다. 작년에 적지 않은 책을 구입하여 보았으면서도 시집은 단 두 권뿐이었으니 법정스님의 글의 “시도 좀 읽읍시다” 라는 글이 나를 두고 하는 말씀은 아니겠지만,

 

글을 늘 읽으면서도 시를 많이 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에 이제는 매일 한편의 시를 음미 하려고 한다. 가지고 있는 시집에서 매일 하루에 한편의 시를 재음미 한다면 올해에 남은 날들 만큼의 시를 음미 할 수도 있으리라.

 

위의 시는 이번에 구입한 시집에 있는 시이다. 지난 토요일 얼굴이란 글을 올렸기에 시집을 펴 보는 중에 ‘얼굴’이란 시가 있기에 옮겨 적어 보았다. 그리고 ‘얼굴’ 시를 음미 하다 보니 공감이 가기도하고 많은 생각을 하는 시이기도 하여 마음의 거울이란 얼굴, 그 나의 얼굴, 나의 마음의 거울은 어떠한 모습일까? 자신을 돌아보며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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