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성이 맑아지는 언어

기분 좋은 오월의 첫날

心田農夫 2011. 5. 2. 21:00

 

 

민들레 꽃

 

                  동탁 조지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 한 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라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距離)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야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웬만한 직장이 주 오일제 근무를 하는 요즈음에도 주 육일을 일찍 출근하여 밤늦게 퇴근하는 근무조건에서 쌓인 피로를 오직 하루 쉬는 일요일에 집안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한다.

 

일요일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토요일 퇴근하여 집에 들어오면 월요일 출근할 때까지 집안에서 쉰다. 다만 집 밖의 출입이라는 것은 근처의 야산으로의 산책을 가기 위해서 이다.

 

어제도 아침을 먹고 서둘러 뒷산으로 산책을 갔다. 오후 한시에 결혼식에 가야 하기에 평소에 한 3시간가량 걷는 산길을 한 시간 단축을 하여 가던 길을 돌아서 왔다.

 

가는 길에는 보지 못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길목 옆에 다소곳이 피어 있는 하얀 민들레를 발견하였다. 산에 가고 오는 길목 군데군데 활짝 피어있어 노오란 민들레는 자주 볼 수 있는데, 하얀 민들레는 정말로 귀하디귀해서인지 그 동안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한 하얀 민들레를 보았다. 하얀 민들레와의 만난은 오월의 첫날을 기분 좋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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