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혼자만의 노래’를 부른다.

心田農夫 2011. 8. 5. 15:23

 

 

 

우리는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물론 어느 정도 관계는 있겠지만 행복은 가진 것에 의해서 추구되지 않습니다. 행복은 결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찾아지는 것입니다. 똑같은 조건에 있으면서도 누군가는 행복을 느끼며 살고 누군가는 불만 속에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 중략 ---------

 

가난이 미덕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가 맑은 가난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탐욕을 버리고 분수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지나친 소비와 넘침에서 벗어나 맑고 조촐하게 가질 만큼만 갖자는 것입니다.

 

누가 진장한 부자인가?

가진 것이 많든 적든 덕을 닦으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덕이란 무엇인가? 남에 대한 배려입니다. 남과 나누어 갖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물건은 근본적으로 내 소유가 아닙니다. 단지 어떤 인연에 의해서 우주의 선물이 내게 잠시 맡겨졌을 뿐입니다. 바르게 관리할 줄 알면 그 기간이 연장되고 마구 소비하고 탕진하면 곧 회수당합니다.

                                     법정의「일기일회」중에서

 

 

 

 

 

법정스님은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그리고 누가 진정한 부자인가? 두 가지의 물음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답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가진 것에 의하여 행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진정한 부자는 덕을 쌓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 덕을 쌓는 방법은 인연에 의해 나에게 주어진 재물을 남과 나누며 사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행복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 첫째는 물질적인 것입니다. 사글세를 살던 사람이 전셋집으로 옮기고 전셋집에 살던 사람이 아주 작은 집이라도 사서 입주를 하면 행복에 넘쳐 밤에 잠조차 자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밤에 잠도 설칠 정도의 행복도 조금 지나고 나면 조금 더 넓은 평수의 집을 가지고 싶어지고 전세를 살다가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하여 이사 들어가던 첫 날의 행복은 간곳이 없습니다. 이와 같은 것이 인간의 심리입니다. 이처럼 물질적인 행복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법정스님은 묻습니다. 당신은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라고

 

두 번째의 행복은 정신적인 행복입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똑같은 조건 속에서도 누구는 행복하고 누구는 불행하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어떻게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서 행복할 수도 불행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행복은 마음의 행복입니다.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우면 행복이 싹틉니다. 물질의 행복은 한 때에 불과하다면 정신적인 행복은 영원히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형태가 있는 물건을 가진 것이 없어도 형태가 없는 모든 것을 마음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신적인 부자요 행복 한 사람입니다.

 

이러한 정신적인 행복 속에 살았던 분들을 만남으로 해서 가진 것이 없는 우리지만, 마음만이라도 부자가 되어봄은 어떠하실는지요?

 

 

 

 

 

산중문답(山中問答)

 

                  이 백

 

왜 푸른 산중에 사느냐고 물어봐도

대답 없이 빙그레 웃으니 마음이 한가롭다

복숭아꽃 흐르는 물 따라 묘연히 떠나가니

인간세상이 아니 별천지에 있다네

 

 

 

 

 

 

초옥(草屋)

 

                   휴 정

 

초가는 낡아 삼면의 벽이 없는데

노스님 한 분 대평상에서 졸고 있다

석양에 성긴 비 지나가더니

푸른 산은 반쯤 젖었다.

 

 

 

 

 

 

산중문답(山中問答)

 

                          동 탁

 

“새벽닭 울 때 들에 나가 일하고

달 비친 개울에 호미 씻고 돌아오는

그 맛을 자네 아능가“

 

“마당 가 멍석자리 쌉살개도 같이 앉아

저녁을 먹네

아무데나 누워서 드렁드렁 코를 골다가

심심하면 퉁소나 한가락 부는

그런 멋을 자네가 아능가“

 

“구름 속에 들어가 아내랑 밭을 매면

늙은 아내도 이뻐 뵈네

비온 뒤 앞개울 고기

아이들 데리고 낚는 맛을

자네는 태고적 살림이라꼬 웃을라능가“

 

“큰일 한다고 고장 버리고 떠나간 사람

잘 되어 오는 놈 하나 없데

소운이 뭐가 있능고

해마다 해마다 시절이나 틀림없으라고

비는 것뿐이제“

 

“마음 편케 살 수 있도록

그 사람들 나라일이나 잘하라꼬 하게

내사 다른 소원 아무것도 없네

자네는 이 마음을 아능가“

 

노인은 눈을 감고 환하게 웃으며

막걸리 한 잔 따라 주신다.

 

“예 이 맛은 알 만합니더”

청산아 백운아

할 말이 없다.

 

 

 

 

 

 

호운(呼韻)

 

                           지 안

 

벽이 무너져 남쪽 북쪽이 다 트이고

추녀 성글어 하늘이 가깝다

황량하다고 말하지 말게

바람을 맞이하고 달을 먼저 본다네

 

 

 

 

 

 

초가의 오래되어 낡아서 삼면의 벽이 없는데도 대평상에서 졸고계신 노스님, 그 마음에서 우리는 여유러움을 봅니다. 왜 산속에 사는 냐 물으니 한가로운 마음에 웃을 뿐입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일 진데 산속에 왜 사느냐고 물으니 웃을 뿐입니다.

 

해 뜨면 밭에 나가 아내와 일하고 자고 싶으면 아무데나 누워 자면 되고 심심하면 퉁소 한번 불고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순리에 따라 오기만 하면 됩니다. 그 외에 무슨 소원이 있겠느냐고 말합니다. 늙어 주름이 가득한 아내도 자연과 함께 하니 아름답기만 합니다.

 

방안에서 남쪽의 저 멀리 산봉우리도 보이고 보고 북쪽의 산골짜기도 한 눈에 보입니다. 초가의 지붕이 성글어 듬성듬성 구멍이나 있습니다. 그 구멍 속으로 하늘이 들어옵니다. 하늘 따라 별이 들어오고 달님이 찾아줍니다. 없는 벽을 통해서는 시원한 바람까지 찾아와 벗을 하니 외롭던 마음도 사라집니다.

 

이모든 것이 남이 보면 보잘 것 없고 초라해 보일 수 있는지 몰라도 그 속에서 사는 자신들은 마음이 편하고 그 편한 마음이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그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즐거울 뿐입니다. 바로 이것이 행복입니다. 그 행복한 마음이 혼자만의 노래 ‘격양가’부르게 합니다.

 

 

 

 

 

격양가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을 하고

배가 지면 들어와 쉬네

샘을 파서 물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으니

임금의 힘이 나와 무슨 상관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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