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백로가 왜, 까마귀가 되려하나

心田農夫 2011. 9. 3. 14:35

 

 

 

Cogito, drgo sum

                                  

                                신 경 림

 

바닥을 모를 탐욕이, 천지에 두려움을 모르는 오만이,

이 세상에 오로지 나뿐이라는 무지가,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어둡게 하고, 코와 혀와

살갗을 무디게 만들어.

 

마침내 우리는

새와 짐승과 벌레도 다 느끼고 알아듣는 하늘의 노호와

땅의 울음과 바다의 몸부림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말았으니

 

어찌 허망하지 않은가,

쥐라기 백악기의 공룡도 멸종 직전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며

“Cogito, ergo sum. Cogito, ergo sum“ 하고

기고만장했을 터이니.

 

어쩌면 우주에는 지구처럼 사람이 사는 별이 몇만 개

몇십만 개 몇백만 개가 더 있어,

지진해일 같은 천재지변도 이곳저곳에서 매일처럼

일어나는 한갓 작은 흔들림에 지나지 않을는지는

모르겠으나.

 

              * Cogito, ergo sum. -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IT산업의 발전 덕분인지 수시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전해진 이야기 때문에 정치권의 여권과 야권에서 설왕설래 하고 국민들 또한 이러쿵저러쿵 말들도 많다, 서울시장자리가 공석이 되자 너도 나도 자신이 적임자라고 그 자리를 넘본다. 언론은 그 이야기를 쉼없이 전해 준다.

 

희망제작소 상임 이사라는 분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고,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께서도 고심하고 있단다. 다 훌륭한 분들이라 서울시장으로서의 결격사유가 없는 한 충분히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으신 분들이고 훌률한 분들은 확실하다.

 

그런데 꼭 그렇게 행정가로, 정치가로 변신을 꽤하여야 하는 것일까? 희망제작소라는 곳은 ‘시민들에 의한 싱크탱크’라는 명제를 내세우면서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여 현장에 적용시켜서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곳이다.

 

그곳의 상임이사이신 그분 청년실업, 여성실업, 중년, 노년실업 등 300만 명 실업시대를 헤쳐 나갈 희망이 있다며 “최악의 불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라며 그는 위기는 곧 기회라며 “창의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 한다면 더 이상 위기는 없다.” 하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에 의한 싱크탱크’얼마나 멋진 아이디어고 희망이 없어하는 시민을 위해 얼마나 큰 희망이 되었던가. 또 한 분, 대학원장인 그분은 우리시대의 지성인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젊은이들이 닮고 싶은 인물로 손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분이 그렇게 존경의 대상이 되었던 이면에는 그동안 정치권에서 영입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생각과는 무관한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하고는 했다. 그러던 분이 최근에 발언을 보면 “국회의원과 다르게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것이 많다”라고 하며 “나중에 고민을 하고 나름대로 방향성이나 결심이 서면 직접 제 입으로 말하겠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한참 그 이름이 뜰 때 명예와 권세를 챙길 수 있다는 것도 또한 인생에서의 한 번의 큰 기회리라. 그러나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지 않아나, 서울교대학원 원장이면 학자다. 그분이 진정 학자라면 우리 젊은이들을 위해 백년지대계를 세워보시는 것이 자신이나 나라를 위해 더 보람된 일이 아닐까?

 

작년에 금강산에 머물렀던 것은 고상한데가 있지만, 올해 야산에 들어온 것은 속된 데기 있소, 진흙탕에 뒹굴어도 몸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 결백한 행동이고, 먹을 것이 있다고 마구 달려드는 것은 비루한 짓이오. 내가 어디에 처해야 하겠소? 아무래도 재(才)와 부재(不才), 현(賢)과 불현(不賢). 지(智)와 우(愚), 귀(貴)와 천(賤)의 사이인가 보오.

                                         - 유 몽 인 -

                   안대희의 「선비답게 산다는 것」중에서

 

 

위의 글은 1623년 금강산에 머물고 있던 유몽인이 반정 소식을 듣고 서울로 향하다 보개산 영은암에 이르렀을 때 언기와 운계라는 시승(詩僧) 만나는데, 그들이 유몽인에게 말한다.

 

“지금 새로운 성군께서 나라를 다스리게 되어 벼슬을 구하는 이들이 저자에 사람 꾀듯 몰려든답니다. 선생만 왜 길거리에서 배회하는지요?”라고 물었다. 즉 조정의 권력자에게 찾아가 권력 있는 벼슬자리 한자리 차지하라는 두 시승의 핀잔 겸 충고의 말에 대한 유몽인의 답이다.

 

“진흙탕에 뒹굴어도 몸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 결백한 행동이고, 먹을 것이 있다고 마구 달려드는 것은 비루한 짓이오.”이라는 말이 요즈음 서울시 시장자리를 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새겨 볼만한 말이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하늘이 내려준 천직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는 것 그것이 하늘이 준 천직이 아닐까? “바닥을 모를 탐욕이, 천지에 두려움을 모르는 오만이, 이 세상에 오로지 나뿐이라는 무지가,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어둡게 하고, 코와 혀와 살갗을 무디게 만들어.”라는 신경림 시인의 말 또한 한 번쯤 새겨 볼만한 말일 것이다.

 

 

알렉산더와 디오게네스의 대화

 

디오게네스, 당시의 지혜에 대해 많은 애기를 들어왔소.

내가 당신을 위해 해 줄 것이 있겠소?

 

디오게네스가 말했다.

 

그렇소.

나로부터 햇빛을 가리지 않게 조금 옆으로 비켜주시오.

 

이 대답은 그가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알렉산더는 매우 놀랐다. 그러나 그것이 그를 화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것은 단지 그가 그 괴짜 디오게네스를 더울 더 존경하게 만들었다.

 

말을 타려고 몸을 돌리면서, 그는 신하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한다 할지라도, 만일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라면, 나는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다.

 

알렉산더의 이 말에 디오게네스는

 

내가 디오게네스가 아니라면 알렉산더만 제외한

어떤 사람이 되어도 좋겠다.

 

 

알렉산더가 디오게네스가 될 수 없듯이 알렉산더는 알렉산더요. 디오게네스는 디오게네스이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나 현재 자신 들이 하는 일은 그 누가 대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상임이사가 사회를 위해 하는 사업이나,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것은 그 원장이 아니고는 할 수가 없다. 서울시장이야 시장을 하겠다는 정치인이나 행정가 그 누구나 할 수가 있지만, 상임이사나 대학원장이 하는 그 일은 그들만이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시조에 이런 것도 있다.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까마귀들이 너의 흰빛을 시샘하나니

맑은 물에 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나 그동안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졌고, 또한 그들의 이름은 젊은이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었고,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왔다. 그 분들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세상에 살면서도 자신들의 순수한 마음과 고고한 인격 때문이었으리라.

 

우리의 속담에 이런 말도 있다. “열 번 재고 가위질은 한 번 하라.”

이이야기는 이모저모 깊이 생각하고 세심하게 따져 보고난 다음에 행동에 옮기라는 말이다. 희망제작소 상임대표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나 아름다웠던 그 모습과 존경의 대상이었던 그 이름에 먹칠을 하는 일이 없게“열 번 재고 가위질은 한번 하라.”는 말을 심중히 새겨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