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

心田農夫 2011. 9. 2. 17:37

 

 

 

 

 

돈으로 음식은 살 수 있으나 식욕은 살 수 없고

약은 살 수 있으나 건강은 살 수 없다.

재미는 살 수 있으나 영원한 기쁨은 살 수 없고

친분 관계는 얻겠지만 친구는 얻을 수 없고

하인은 구할 수는 있지만 충직함을 얻을 수는 없고

여가를 얻을 수는 있으나 평온함을 얻을 수는 없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삶의 껍데기 뿐,

알맹이는 살 수 없다.

 

                              영국의 코메디언, 안 가보그

 

 

 

 

 

출근길에 검은 구름이 낮게 끼어 하늘을 흐리더니, 지금은 비가 내린다. 창밖으로 비오는 것을 바라보면서 오늘이 오일장 날인데 오늘 오일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공치겠네, 생각을 하다 보니 나 역시 장사치가 아니던가.

 

내 철부지 때 유행했던 노래 중에 ‘열두 냥짜리 인생’이란 노래가 있었다. 그 노래 가사 중에 “우리가 놀며는 놀고 싶어 노나 비오는 날이면 공치는 날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어렸을 때 각인되어서 인지 비가 오는 날에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면 늘 나는 그 대목을 상기하며 혼자서 흥얼댄다.

 

그러다 문뜩 위의 글을 보게 되었다. 그래 스스로 안위를 해본다. 돈을 좀 못 벌면 어떠냐. 벌리면 벌리는 데로, 안 벌리면 안 벌리는 데로 살면 되지, 손님이 안 오면 그 시간에 좋아하는 책을 보면 그것으로 또한 행복하지 않은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껍데기뿐이라고 하지 않는가, 돈으로는 알맹이는 살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이 글을 읽으며 언젠가 읽었던 내용이 생각이 난다.

 

결혼을 몇 달 앞둔 26세의 너무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가씨가 친구와 회를 먹고 급체한 것 같아 병원에 갔다가 급성 위암말기라는 진단에, 그것도 불과 2개월 밖에 생존을 할 수 없다는 선고를 받고 애인의 손을 잡고 아버지와 함께 정토마을에 찾아간다.

 

정토마을은 삶의 끝자락에 선 사람들이 이세상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며 다음세상으로 옮겨가는 준비를 하는 곳이다. 그곳으로 그녀의 어머니가 찾아와 하는 소리가 있다.

 

 

 

 

 

돈이면 다 되는 이 세상에 왜 돈을 준다고 해도 저 아이를 못 살리는 거예요. 말도 안돼요. 이럴 순 없어요. 살려야 해요. 스님, 제발 살려 주세요.

 

며칠 후 검은색 가방에 현금을 가득 넣어 찾아온 어머니가 돈을 내 앞에다 패대기치면서 두 다리를 뻗고 통곡을 했다.

 

나는 돈만 많이 있으면 무엇이든 다 되는 세상인 줄 알았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 이제 겨우 스물여섯이에요.

 

제 딸은 올 가을에 시집도 가야 한단 말이에요. 울부짖는 어머니의 절규가 정토마을과 구녀산 허공에 사무쳤다.

나는 숨이 막혀버릴 거 같은 고통과 절망을 느꼈다.

 

능행스님의「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중에서

 

 

 

 

 

위의 책의 내용은 실제 있었던 일이란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살이에는 돈으로 살수 없는 것이 있다. 돈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우리사회에서 우리가 한 번 돌아보아야 할 일인 것이다. 바가 오는 공치는 날에 창밖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열두 냥짜리 인생

 

 

에헤이에 에이여에헤

사랑이 깊으면 얼마나 깊어 여섯 자 이 내 몸이 헤어나지 못하나.

하루의 품삯은 열두 냥인데 우리 님 보는 데는 스무 냥이라.

네가 좋으면 내가 싫고 내가 좋으면 네가 싫고

너 좋고 나 좋으면 ~ 엥헤이 엥헤야 엥헤이 엥헤야

 

우리가 놀며는 놀고 싶어 노나 비 쏟아지는 날이 공치는 날이다.

비오는 날이면 님 보러가고 달 밝은 밤이면 별 따라 간다.

네가 좋으면 내가 싫고 내가 좋으면 네가 싫고

너 좋고 나 좋으면 ~ 엥헤이 엥헤야 엥헤이 엥헤야

 

사랑이 좋으냐 친구가 좋으냐 막걸리가 좋으냐 색시가 좋으냐

사랑도 좋고 친구도 좋지만 막걸리 따라주는 색시가 더 좋더라.

네가 좋으면 내가 싫고 내가 좋으면 네가 싫고

너 좋고 나 좋으면 ~ 엥헤이 엥헤야 엥헤이 엥헤야

 

우리가 놀며는 놀고 싶어 노나 비 쏟아지는 날이 공치는 날이지.

비오는 날이면 님 보라가고 달 밝은 밤이면 별 따라간다.

네가 좋으면 내가 싫고 내가 좋으면 네가 싫고

너 좋고 나 좋으면 ~ 엥헤이 엥헤야 엥헤이 엥헤야

에에이에 에이여에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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