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흑룡의 해, 행운과 함께 하시옵소서

心田農夫 2012. 1. 21. 12:46

 

절망이 끝날 때

 

                        용 혜 원

 

깊은 소용돌이 속에

감각을 잃고 갈피를 못 잡아도

골방에 처박혀 있지 마라

 

고통의 안개 속에 주저앉아

시들어진 노동자로

어리석게 고민에 빠져 있으면

보기 싫은 정도로 한심한 일이다.

 

얽혀 있다고 못살게 굴고

낑낑거리며 안달 떤다고

헝클어진 것을 되잡을 수 없다.

 

어둠 가득한 고뇌의 흔적과

삭막하고 처절한 쓸쓸함을 넘어

고초와 절망을 깨끗하게 지워야 한다

 

지치고 힘들어도

모든 것이 끝이 보일 때가 있고

절망이 끝날 때

고통의 기억도 말끔히 사라진다

 

 

이현주 작,  Blossom

- Korean Paper, Watercolor on Canvas -

 

 

분명 연력으로는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어 벌써 20일이 지나고 있는데, 왠지 새로운 해라는 느낌이 안 든다. 우리의 음력으로는 네일 모레가 새로운 한해의 시작인 설이다.

 

이 설날 하얀 쌀을 씻어 불렸다가 빻아 만든 쫀득쫀득한 둥근 가래떡, 그 가래떡이 굳기 전에 칼로 먹기 좋게 설기설기 썰어 놓았다가 육수에 썰어놓았던 떡을 넣고 끊인 떡국을 한 그릇 먹어야 새로운 한해가 시작 되는 것만 같다.

 

이제 늙은이가 되어가면서도 매년 이맘때면 마음이 설렌다. 가만 눈감고 기억에 기억을 거슬러 올라 동심의 시절로 돌아간다. 꼬까옷입고 깡충깡충 뛰며 좋아했던 철없던 어린 시절.

 

이제야 세배 값을 주어야 하는 입장이지만 세배 값을 주면서 넙죽 절하고 세뱃돈 받던 그 어린 동심의 시절을 생각하면 그냥 즐겁기 만하고 그때를 회상하다보면 마음이 설렌다.

 

신묘(辛卯)년은 어려웠던 한해였다. 그 어려움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서민들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웠던 한해이었고 새로운 한해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운 현실에서도 시인의 시어처럼 “지치고 힘들어도 모든 것이 끝이 보일 때가 있고 절망이 끝날 때 고통의 기억도 말끔히 사라진다.”라는 시인의 말에 작은 희망을 마음에 품어보며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련다.

 

 

 

                                                                                    이현주 작,  Blossom

- Korean Paper, Watercolor on Canvas -

 

 

더 이상은 소수를 배부르게 하기 위해 다수가 희생당하지 않기를, 부모의 고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끼리 서로 상처주지 않기를, 강대국들의 입김에 대항하여 목소리 높여 긍지 있는 민족의 나라를 만들어 주기를, 지친 우리의 부모님과 아이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줄 수 있기를, 미래의 내 자식들이 우리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노무현과 함께하는 사람들 엮음의

                         『그에게서는 사람의 향기가 난다』중에서

 

 

 

                                                                                     이현주 작,  Blossom

- Korean Paper, Watercolor on Canvas -

 

 

위의 글은 한 젊은이가 “썩은 냄새로 가득했던 우리나라 정치의 어제와 오늘이 노무현에 의해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 때문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노무현대통령에게 바라던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제 블러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선생님들, 모든 고뇌를 내려놓으시고 절망의 멍에를 벗어서 가는 신묘(辛卯)년에 실어 영원의 세계로 영원히 보내십시오.

 

그리고 임진년 새로운 한해에는 모든 선생님이 바라던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시기를,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에 행운이 함께하는 임진년 한 해가 되시기를 진심 담아 기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