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산신이 그린 한 폭의 한국화

心田農夫 2012. 3. 7. 14:22

 

여행 그리고 커피

 

                 용 혜 원

낯선 곳에서

낯선 풍경에 빠져들어

낯선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가 생긴다.

 

도시의 거미줄같이 얽힌

걱정과 잡념과 근심에서

잠시 떠날 수 있게 근심에서

잠시 떠날 수 있게 만든다

 

삶도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

하나둘씩

잊혀가는 것이다.

 

눈앞에 다가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향기가

깊이 스며든다

 

세계 어디를 가나

친근하게 다가오는 향기가 좋아

한 잔의 커피가 있어

즐겁다.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딸아이가 집을 떠나 학교에 기숙사로 들어가고 나니 허허로운 마음이다. 퇴근을 하여 집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있는 딸 아이 방의 문을 열어보는 것이 요즈음 습관이 되었다.

 

현관에 들어서는 소리가 나면 늘 나와서 인사를 하던 딸아이 이었는데, 안에 없는 줄 알면서 문을 열어보고는 한다. 친구들 딸 시집보내고 울었다는 말을 이제야 조금 이해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그 허허로운 마음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낯선 곳에서 낯선 풍경을 보노라면 마음의 허허로움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나 막상 떠나기가 쉽지가 않다.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떠나고 싶으면 언제나 문 닫고 떠나면 되는 것 아니냐, 그것이 자영업 하는 사람이 좋은 점이 아니냐며, 직장에 다니는 후배는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후배의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만 않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현실에 허허로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지난날 태백산 산행을 하면서 사진기에 담았던 사진을 하나하나 보면서 그날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입춘이 지나고 경칩도 지나 남녘엔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의 꽃이 아닌, 눈으로 덮인 산의 풍경과 어우러져 나뭇가지 가지에 함초롬히 피었던 설화는 색다른 아름다움이요, 그 풍경은 산신이 그린 한 폭의 한국화였다.

 

 

 

 

 

 

 

 

 

태백산

 

               윤 명 학

 

넋이 나간 고사목들

명동 소리 들리는 화음

 

줄 없이 팅기는

높바람 선율 따라

 

가슴 속 녹여 주는

색소폰에 이끌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 숲을 지나

 

천왕단

구름꽃

어머니 품에 안기여

땀 식히는 나그네

 

 

 

 

 

 

 

 

 

 

 

28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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