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우리의 영원한 애인

心田農夫 2012. 1. 16. 14:36

 

 

어 머 니

 

                  윤 명 학

 

잘 계셨서요

빤질한 사랑방

콩기름 메긴

달빛처럼

 

비라도 눈이라도

흔들릴라 치면

어머니 얼굴

 

긴 겨울밤

다듬이질 소리

어머니의 칠실 평생

마지막 손질 같네

 

예순일곱

켜켜이 쌓인 세월속

뽀 하나의 황혼이

아득히 흘러감을

볼 수 있나니

 

 

 

 

어제 점심을 먹은 후 집사람과 함께 동네 뒤 산으로 산책을 갔다. 한 동안 비가 내리지를 않아서 인지 걸을 때마다 흙먼지가 펄펄 인다. 앞서가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걸음걸이가 발을 조금 끄는 발걸음이라 걸을 때마다 메케한 흙먼지가 뒤 따라 가는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흙먼지에 내가 재채기를 하자 집사람 “비나 좀 오지” 한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출근길에 비가 내린다. 어제 집사람의 “비나 좀 오지” 하더니 그 말대로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오는 비라 반갑기 그지없지만, 비가 와서 인지 왠지 몸이 쑤신다. 특히 적년 11월 어느 날 계속된 통증에 병원을 찾았더니, 왼쪽 어깨의 인대가 찢어졌다고 하여, 한 달 가까이 치료를 받아 왔는데, 그 어깨가 오늘 유달리 저려 온다. 

 

통증에 얼굴을 찌푸리다,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난다. 생전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이면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프다고 하시던 어머니,

“어디 다치셨어요?”여쭈면, “나이 먹어서 그렇지”하시던 그 말씀이 귀전에 들리는 듯하다.

 

그 시절 그 때의 어머니의 그 나이, 이제 내가 그 나이되어 보니 이렇게 비가 내리니 날 내 육신도 쑤시고 아픈 것을 보니, 어머니 말씀처럼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어머니 머나먼 우주여행을 떠나신지, 언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 모습이 희미해지기도 하련만은 세월이 멀어질수록 더욱이 뵙고 싶은 그리움과 함께 인자한 그 모습이 조금 전 뵌 듯 선명히 떠오른다.

 

스산한 겨울비가 주저리주저리 내리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까지

애잔하게만 한다.

 

 

 

 

 

엄마

 

             이 해 인

 

누가 종이에

‘엄마’라고 쓴

낙서만 보아도

그냥 좋다

내 엄마가 생각난다

 

누가 큰 소리로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만 들어도

그냥 좋다

그의 엄마가

내 엄마 같다

 

엄마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플 때

제일 먼저 불러보는 엄마

엄마를 부르면

일단 살 것 같다

 

엄마는

병을 고치는 의사

어디서나

미움도 사랑으로

바꾸어놓는 요술천사

 

자꾸자꾸 그리워해도

그리움이 남아 있는

나의

우리의 영원한 애인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