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
같은 사물, 같은 풍경을 보고도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눈이 내려 빈가지에 눈꽃이 피어나면 그저 그 풍경을 아름답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깊은 수도(修道)를 하시어 깨달음에 이르신 분이 보시는 관점(觀點)은 역시 다름을 새삼 알게 한다. 똑같은 그 풍경에서 깊은 통찰(洞察)하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글이 아닌가.
위 글은 법정스님의 글이다. 아무것도 없는 빈가지이기에 그 빈가지 위에 눈이 내려앉을 수 있고 그래서 아름다운 눈꽃으로 피어 날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존재(存在)하는 모든 것에는 그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하던데, 너무도 단순하게 그저 눈에 보이는 데로만 보아왔던 자신에게 법정스님의 글은 사물의 겉모습만 단순하게 보지 말고 내면의 깊은 뜻을 보라는 큰 가르치심으로 다가온다.
눈꽃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를 보고 있노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린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의 『살아 있는 것은 다행복하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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