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옛 시에서 배움을 얻다.

心田農夫 2012. 7. 11. 11:20

 

격양시

 

有福莫享盡하라. 福盡身貧窮이라.

유복막향진      복진유빈궁

 

有勢莫使盡하라. 勢盡寃相逢이니라.

유세막사진      세진원상봉

 

福兮常自惜하고 勢兮常自恭하라.

복혜상자석     세혜상자공

 

人生驕與侈면 有始多無終이니라.

인생교여치   유시다무종

 

 

복이 있다고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그 몸이 가난해지네.

 

권세 있다고 함부로 부리지 말라.

권세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되네.

 

복 있을 때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 있을 때에 스스로 공손 하라.

 

인생살이 교만하고 사치하면,

시작은 좋으나 끝은 형편없다.

 

 

 

 

  <주사거배(酒肆擧盃) 신윤복 그림. 지본담채, 28.2X35.2cm, 간성미술관>

 

 

 

옛 왕조시절과 달라서 요즈음 권력은 대체로 그 기간이 정해져있다. 세상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이다. 아무리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라도 그 권좌에 올랐다면 그 권좌에서 내려 올 때가 있다는 것을 왜들 모를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반드시 있는 법인데, 그래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지 않던가, 아무리 아름답게 피었던 꽃도 십일을 넘지 못하고 진다는 말이다. 피어있을 때에는 보기에 아름답고 향기 또한 좋으나 지고 떨어지고 나면 언제 아름다웠던가 싶고 그 좋은 향기도 사라지고 썩으면서 악취가 난다.

 

“현직 대통령의 형으로 최초로”라는 수식어를 장식한 뉴스를 보면서 옛 시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본다. 성경말씀처럼 “내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탓하지는 않았나.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공부를 해본다.

 

밑의 시는 정양용이 유배지에서 쓴 시이다. 위의‘격양시’나, 밑에 정약용의 ‘각몽’시나 이번 뉴스를 접하면서 두시에서 많은 배움을 얻는다.

 

 

 

 

<형정도첩 중 ‘난장’김윤보 그림. 장영 중에서 가장 심한 형벌로,셈도  없이 마구 때리는 매질이디. 19세기 말>

 

 

 

각몽

 

부귀란 진실로 한바탕의 꿈

궁함 또한 한바탕 꿈인 뿐일세.

 

꿈이야 깨고 나면 그뿐인 것을

육합도 한 차례 장난인 것을

 

 

富貴固一夢 窮阨赤一夢

부귀고일몽 궁액적일몽

 

夢覺斯已矣 六合都一弄

몽각사이의 육합도일농

 

 

부귀란 것, 깨고 보면 한바탕 봄꿈일 뿐이다. 궁하고 험난한 인생길 돌아보면 덧없다. 꿈같은 인생이 꿈같은 세상에서 꿈꾸며 살다 꿈속에서 죽는다. 꿈을 깨지 못하니 늘 안타깝고, 항상 속이 상한다. 꿈속을 헤매고 있느니 언제나 몽롱하고,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다. 인생아, 꿈을 깨라. 꿈에서 깨어나 미망을 걷고 참삶을 살자.

            정약용이 짓고 정민 풀어쓴 「한밤중에 잠깨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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