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고요의 참 의미를 알지 못하리.

心田農夫 2013. 9. 14. 17:02

 

 

 

때때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또한 간간히, 나! 나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나는 정말 나일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평온할 시간에도 문뜩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몸도 피곤하고 마음에 스트레스로 가득 찰 때면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해보고는 한다.

 

일요일 아침 새벽 3시에 갑자기 신이 나타나 내 영혼을 다른 영혼으로 바꿔놓았다. 신이 내 몸에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고, 그 새로운 영혼에 나의 모든 기억, 믿음, 욕망, 의지를 심었다. 다음날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내 침대에서 누군가가 깨어나 이렇게 말한 것이다. “좋은 아침이네.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날이야(실재로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종종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그런데 과연 이 사람이 나일까?

                        셜리 케이건『죽음이란 무엇인가』중에서

 

특히 이번 주는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든 한 주간이었다. 늘 책을 읽는 것이 생활의 일부인데, 몇 일째 집중이 안 되어 책을 볼 수가 없고 밤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자려고 누워는 있으나 눈동자는 또렷또렷 어둠을 응시한 채 감기지 않는다.

 

어제도 새벽녘이 아스라이 밝아 오는 시간까지 그렇게 누워 있다가 문뜩 “너는 늘 마음공부를 한다는 心田農夫란 사람이 아니더냐? 그런 사람이 그런 시련하나 그리도 견디지를 못한다 말인가?”하는 자책을 하게 되었다. 자책을 하다 보니 옛 고사가 떠오른다.

 

인생 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지 않던가. 인생의 길흉화복은 그 변화가 많아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아니던가. 이 괴로움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지나 갈 것이고 다시 평온한 나날이 오지 않겠는가?

 

한비자(韓非子)로 더 잘 알려진 책『회남홍렬(淮南鴻烈)』의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 이 말의 나온 동기가 이렇다하지.

 

중국 북쪽 변방에 살던 노인이 기르던 말이 어느 날 오랑캐 땅으로 달아나니 노인은 낙담을 하였는데, 얼마 뒤에 그 말이 준마 한필과 더불어 돌아오니 노인이 기뻐했는데,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말에서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고나니 노인은 다시 낙담을 하지만, 전쟁이 터지고 마을의 모든 청년들이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게 되지만, 노인의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구하게 되니 노인은 다시 기뻐했다는 옛 이야기의 고사다.

 

순간순간이 쉼 없이 흘러가는 세월의 강이 인생이 아닐까? 그리고 그 속에서 헤엄치는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 한 것이 내가 아니던가. 때로는 맑은 물에서 놀 때도, 때로는 탁한 물속에서 살아가는 물고기,

 

 

 

  

지금의 괴로움은 다시 기쁨으로 바뀌고 이 괴로움이 전화위복(轉禍爲福)되지 않겠는가. 그 슬픔 뒤에는 기쁨이 오고 재앙 뒤에는 행복이 따라 온다고 노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禍兮 福之所倚요

화혜 복지소위요

 

福兮 禍之所伏이라

복혜 화지소복이라

 

재앙이 닥쳐다 낙심마라, 그 속에 행운이 깃들어있다네.

행복이 왔다고 기뻐마라, 그 속에 재앙이 엎드려있다네

 

그래 너는 마음의 밭을 가꾸는 농부가 아니던가. 한비자는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였고 노자는 재앙 속에 복이 깃들어 있으며, 복 속에는 재앙이 엎드려 있다지 않나, 이 괴로움도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리라는 마음을 갖자.

 

주말인 오늘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저 비가 그치고 구름이 지나고 나면 내일은 맑고 화창한 날이 오겠지? 그래, 고요라는 것도 폭풍이 지나가야 고요가 찾아오는 것이지, 폭풍을 격지 않으면 정녕 고요 참 의미를 알지 못하리.

 

 

 

 

 

단상 : 인생 새옹지마

 

                               碧 石

 

옛날 옛날이야기라네

초가 대문 앞에 서

“어쩔거나 어쩔거나”

한숨을 토해내는 할멈 있었네

 

그 앞을 지나던 스님

다소곳 물으니

 

큰 아들은 짚신 장사데

비가 와 짚신을 못 파니

내일 아침끼니 걱정이란다

 

날이 가고 달이가고

다시 그 길 지나던 스님

“어쩔거나 어쩔거나”

한숨을 토해내는 할멈 만났네

 

날도 화창한데

오늘은 어이 한숨이슈

 

화창하니 작은 아들 우산 못 파니

오늘 저녁끼니 걱정이란다

 

듣던 스님 읊조리네

인생 새옹지마인 것을

 

할멈, 그 뜻을 물으니

스님, 가만가만

가르치심을 전 하시네

 

화창하면 큰아들 짚신 많이 팔고

비 내리면 작은 아들 우산 많이 팔리니

큰아들, 작은 아들

많이많이 잘도 파는구나

얼씨구절씨구 장단 마쳐

더덩실 춤이나 추시구려

 

합장하며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돌아서며

인생 새옹지마인 것을

 

 

28101

 

 

 

 

 

 

'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 나를 두고 하는 말일세  (0) 2013.09.28
형님도 참 바보 유  (0) 2013.09.27
그 의중이 심히 의심스럽다.  (0) 2013.09.02
아! 슬픈 대한민국이요.  (0) 2013.08.24
한줄기의 비  (0) 2013.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