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사람만이 시샘을 하는 줄 알았는데.

心田農夫 2015. 4. 14. 15:47

 

 

 

 

 

꽃과 기도

 

                 이 해 인

 

슬플 때도 꽃

기쁠 때도 꽃

 

사람들은

늘 꽃을 찾으며

위로를 주고받지

 

슬플 때도 기도

기쁠 때도 기도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기도부터 청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구하려고 하지

 

꽃이 기도가 되고

아름다운 길 위에서

꽃을 닮은 사람들을 보니

너도 행복하지 않니?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사람에게만 질투가 있는 줄 알았는데, 동장군이란 놈(?)도 비의 여신에게도 시기와 질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입춘(立春)이 지났는데도 물러갈 줄을 모르고 봄을 시샘하며 꽃샘추위로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의 질투.

 

겨울 내내 추위를 참고 견디며 봄을 기다렸던 목련과 벚꽃 등, 봄의 꽃들.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려고 백옥 같은 얼굴로 화사한 미소 짖고 있는 목련, 부끄러운 듯 분홍빛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벚꽃. 오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한껏 뽐내고 있는 봄의 요정들인 목련과 벚꽃의 아름다운 그 모습을 보고 시기와 질투하는 마음이 들었던지,

 

겨울 내내 가물어 애를 태워도 나 몰라라 얼굴한번 안 내밀었던 비의 여신께서 목련과 벚꽃의 그 웃는 모습에 시기심이 발하였던지 비의 여신께서 오락가락 하면서 내가 떨어지는데, 너도 떨어져야지 하는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벚나무 속에 벚꽃이 있는 것 아니지만 벚꽃은 벚나무에서 피는 것

감나무 속에 감꽃이 있는 것 아니지만 감꽃은 감나무에서 피는 것

 

나도 어쩌면 나무

 

기쁨 슬픔 분노 자비 사랑 행복을 피우는 한 그루의 나무

내 몸 속에 그 꽃 있는 것 아니지만 나에게 피는 것

 

                             정우식의 『하루첫생각』중에서

 

 

 

 

금요일 토요일 잠시 반짝 햇빛이 비추이더니 일요일엔 잔뜩 먹구름이 온 하늘을 회색빛으로 물들이며 마치 내일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하는 듯 하더니, 아닌 게 아니라 한밤중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도 온종일 비가내리더니 화요일인 오늘 지금 이 시각에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봄이 오고 날씨가 따스해 지면서 출근길 도로의 가로수인 벚나무의 활짝 핀 벚꽃은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보니 인도와 도로가 마치 한겨울 하얀 눈이 온 듯, 벚꽃의 꽃잎들이 인도와 도로 위를 하야케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화려하기만 하였던 벚나무의 가지들이 비의 여신에 의해 꽃이 떨어지고 나니 왠지 허전해 보이고 보는 마음은 삭막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그 가지들의 보면서 출근을 하노라니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봄의 요정들의 청순하고 고운 얼굴 위로 토닥토닥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비의 여신의 그 시기와 질투가 보통이 아닌 것만 같아 얄밉기만 합니다.

 

 

 

 

 

 

비를 맞으며

 

                     이 해 인

 

오늘은 우산을 쓰지 않고

일부러 비를 맞습니다

 

톡 톡 톡

빗방울이

나에게 노크를 하며

하는 말

 

‘울고 싶으면

참지 말고 울어봐요

우는 걸 부끄러워하면 안 돼요’

 

내가 요즘 울고 싶어도

못 우는 것을

빗방울은 눈치챘나 보다

나는 갑자기 웃음이 나서

잔디밭으로 뛰어갔다

울음 대신 웃음이 나와

비를 보고 노래를 불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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