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화가의 자화상을 보노라니 한 시인이 떠오른다.

心田農夫 2016. 3. 29. 11:58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1889년 1월



                          “흔히들 자신을 알기가 어렵다고 말하지,

                                       그리고 나도 기꺼이 그 의견에 동의 하지만,

                                       자신을 그리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아.“

 

                                                       테오에게 빈센트가, 18899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1889년 1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세상과 동화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예술 속에서 살았던 화가, 그런 그에게 가난은 어쩌면 당연했던 것을 아닐까?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던 화가 그러다 보니 결국에 광기를 부리고 그로 말미암아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불운했던 천재 화가 빈세트 반 고흐, 그의 자화상에서 그의 삶의 흔적을 엿본다.

 

반 고흐의 자화상을 볼 때마다 나는 시인 윤동주를 떠올리고는 한다. 이광수서정주 등 동족을 배신하고 친일을 하면서 편하게 지내왔던 친일파에 비하여 윤동주는 그의 시로 일본에 말없는 저항을 했던 저항시인이었던 것이다. 화가와 시인이란 어쩌면 연관성이 전현 없을 것만 같은데, 고흐의 자화상은 나로 하여금 시인 윤동주를 연상시키곤 한다.




          자화상

 

                               윤 동 주

 

산모퉁이 돌아 논가 외딴우물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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