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백문이 불요일견,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리.

心田農夫 2018. 2. 11. 22:35

 

 단상 : 공포의 숫자

 

             碧 石

 

꿈나라 여행 중

새벽녘 돌연히 찾아든

공포의 불청객 숫자 4.6

 

지축의 트위스트

흔들흔들 흔들리는 건물

광란의 일분여의 연옥체험

너무 놀라 유체이탈

혼나 넋 잃고 혼비백산

 

짧고 짧은 시간인 줄 알았던

저승사자와 대면하던 그 일분여

너무도 길고 긴 혼돈의 시간이었다.

 

예고 없이 찾아든

공포의 불청객 숫자 4.6

이승과 연옥을 오가게 했다네.

 

 

 

 

대부부의 직장인은 주오일제 근무를 하지만, 자영업을 하다 보니 일요일 하루 쉬는 사람으로 토요일 저녁은 나에게 황금의 시간이다. 평소에는 피곤하지 않으면 보통 자정에서 새벽 1시까지 책을 보다 잠자리에 들지만 주말인 토요일엔 새벽 2시나 2시를 넘어서까지 책을 보다 늦은 잠자리에 든다. 일요일에 출근을 하지 않으니 늦잠을 잘 요량으로 평소 아침에 울리는 아람도 꺼놓고 늦게 잠자리에 들기에 눕기만 하면 피곤에 의해 깊은 잠에 빠져들고 단 잠을 자는 편이다.

 

 

 

 

그런 일요일 새벽에 예고도 없이 불시에 찾아든 공포의 지진, 21층 아파트 3층에 살고 있는데, 놀라 잠에서 깨어나기는 했는데, 건물이 계속 흔들리는데도 매뉴얼이라 할까,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그 순간에는 꿈속으로 외출한 정신이 미처 귀가를 못 해서일까? 혼미한 상태에서 정신없이 침대 머리받침대만 부여잡고 있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세찬 흔들림이 멈추고 기다렸다.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지만 1~2분 정도였던 것 같은데 왜 이리도 그 시간이 길고도 긴지

 

 

 

 

그렇게 공포의 흔들림이 멈추고 콩닥 이는 숨을 고르고 있노라니, 서울의 딸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빠 괜찮으세요. 지진이 있었다는 재난 문자가 왔던데,”그렇게 시작된 안부를 묻는 친지와 친척들의 전화를 받고 답하느라 일요일 하루 보냈다. 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 휴식시간을 날려버리고도 마음은 걱정이 쌓여 있다. 직장은 진원지와 더 가까운 흥해, 지진피해이재민들이 있는 흥해 실내체육관에서 500미터 거리에 있는데 피해는 없는지? 내일 출근을 해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제발 피해가 없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