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어떤 일을 하던 쟁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心田農夫 2018. 7. 21. 17:14

 

영어로 표현한다면 worklabor의 차이는 보수를 받기 위해 자기가 원하지는 않지만 하는 일을 labor라고 하면, 일 자체에서 긍지를 느낄 수 있고 어떤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며 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work라고 합니다. 모든 사회의 일들이 소위 보람으로서의 일, 가치로서의 일로 종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본적인 교육관, 교육의 기본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신영복과의 대화손잡고 더불어중에서 

 

 

 

 

동두천 어린인 집 통학버스 안에서 질식사한 4살 여자 어린이 죽음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세상에 온 지 11개월 된 남자 어린이가 숨지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또 전해져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이 사회의 어른의 일원이요, 두 딸을 둔 부모이기에 두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님과 그 유족들에게 이 사회 어른의 한 사람으로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리며, 꽃피지 못하고 영면에 든 두 어린이의 명복을 빕니다.

 

 

 

  

11개월 어린이가 잠을 자지 않는다고 59살의 보육교사가 어린아이를 엎드리게 하고 올라타 온몸으로 누르는 장면이 CCTV에 녹화되었다고 한다. 11개월 어린이가 잠을 자지 않으면 안아서 재우든지, 업어서 자장가를 불러서 재우든지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이불로 둘둘 말아 놓고 올라타 힘으로 재우겠다는 생각을 했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보육교사라면 보육, 즉 어린이를 보호하고 기르는 보육교육을 받았을 터인데, 어찌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의 사건을 보면서 학창시절 윤리 선생님이 졸업을 앞둔 마지막 수업에서 하셨던 말씀과 신영복 선생님의 책에서 읽었던 윗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한 반에 서너 명뿐이고 대다수 직장을 찾아서 사회로 진출하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마지막 수업을 끝내시면서 선생님은 제군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 쟁이가 되기 바란다.”라는 말씀을 하시고 교실을 나가셨습니다. 교실에 남은 우리는 한마디씩 했지요. “아니 제자들에게 그렇게 할 말이 없나 쟁이가 되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라며 투덜거렸지요.

 

 

 

사회생활을 하던 어느 날 문뜩 윤리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고 그 당시 몰랐던 쟁이라는 말씀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쟁이대장장이’ ‘유기장이라는 말처럼 장인되라, 즉 그 분야의 최고가 되라는 말씀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어로 한다면 professional 즉 프로 야구, 프로 축구 등등 그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 되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말씀의 쟁이, 그 뜻을 알게 된 후 장사를 하면서도 전문가의 자부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은 저의 은사 윤리 선생님의 말씀과 같은 뜻이라 사려 됩니다. 어떤 일을 하려면 쟁이 정신, work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일 자체에서 긍지를 느낄 수 있고 어떤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며 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work라고 합니다.”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힘든 일이지만 흥이 나고 긍지와 자부심 생기는 것이지요. 그에 비해 labor는 그 일에 종사하기를 본인은 원하지 않지만, 보수를 받기 위해 억지로 하는 일을 labor라고 합니다.

 

 

11개월의 어린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다고 아이를 달래 재울 생각은 하지 않고 아이를 올라타고 위에서 눌러서 재우려고 했다고 말하는 보육교사인 그녀. 차 안에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 잠시 시간을 내어 확인 하면 될 것을, 그리고 교실에서 아이가 안 보인다면 바로 집으로 전화로 알아보았다면. 분명히 단임제도가 있었을 텐데. 자신의 반 아이가 등교했는지 안했는지도 몰랐다는 것인지? 너무 안일했던 보육교사, 운전기사, 어린이집 교사인 그들은 자기 일에 대해 장인정신도 없고 labor의 마음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먼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절대로 일을 투명하게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적어도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일과 관련된 자기 식견에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공공이라는 개념 앞에서 스스로 당당할 수 있습니다.

                                                           - 박병원의 일철학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