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비 오는 날의 사색

心田農夫 2021. 3. 6. 12:44

                              우리는 생애의 중요한 요인인 ‘의지’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은 아니다

                              그것은 결정이며 판단이고 약속이다.

                              사랑이 단지 감정이라면 서로를 영원토록 사랑하겠다는       

                              약속의 근거는 사라지고 만다. 감정은 생겼다가 없어질 수 있다.

                                                                        에리히 프로의 사랑의 기술중에서

 

 

 

토요일 늦은 출근을 하는데 차 앞 유리에 토닥토닥 빗방울이 줄지어 내린다. 주오일제 근무가 시행되기 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손님이 많은 날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같은 업종의 협회에서 둘째와 넷째 일요일을 공식 휴업으로 정했었는데, 그마저도 쉬지 않는 날이 다수였다. 그러던 것이 주오일제가 시행되고는 주말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 그런 주말인 오늘인데, 비까지 추적이고 내리니 오늘은 손님이 없을 것 같다.

 

 

 

출근해 점포를 열고 커피 한잔 타 마시며 유리창 너머로 내리는 비를 혼자 보노라니 문득 생뚱맞은 생각이 떠오른다. “첫사랑은 몇 살 때 하는 것일까? 이 나이 들도록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떠올라던 것 같다. 비는 추적이는데. 혼자서 커피를 마시자니 조금은 서글프다. 객지 생활 삼십 년인데도 이런 날 녹두전 시켜 놓고 막걸리 한잔같이 할 벗도 없다. 삼십 년 전 아무도 오려 하지 않았던 읍 단위에 좋은 조건을 제시해 왔던 직장이 일 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래 호구지책으로 시작했던 것이 장사였다.

 

 

비가 오늘처럼 추적이는 날이면 죽마고우가 생각이 나고 이제는 옛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번만 남아있는 고향이지만 그 고향이 그립고,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연애라는 것, 즉 첫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이 나이에 첫사랑 타령이라니 혼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돈도, 명예도 거기가 황혼으로 다가가는 이 나이에 누가 나를 사랑하겠는가?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책 한 권 들고 와 차 한 잔 같이 나누며 독서토론을 할 참하고 어여쁜 여인과 멋진 사랑한 번 공유하고 싶다.

 

 

<위 그림들은 『 사랑의 기술 』 에 있는 삽화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이 원칙적으로 연

                                관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배제하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기적인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에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을 위해 원하며, 주는 데서가 아니라

                                오직 받는 데서 기쁨을 찾는다.

                                외부 세계는 거기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보이게 된다. 그는 다른 사람의 욕구에 관해선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통합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이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으며 모든 사람과 모든 것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가 하는 관점에서 판단한다. 그는 근본적으로 사랑할 수 없다.

                                                                                                    에리히 프로의 사랑의 기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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