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한편의 시가 거울이 되었다

心田農夫 2006. 3. 29. 14:27
 

하늘과 바다와 대지 안에 詩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하늘도 바다도 대지 위의 싱싱한

생명의 소리도 듣지 못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한달을 보내면서도

하나님이 붓 들어 손수 그리신

이 아름다운 수채화 한 폭을

마음에 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 봄에 가지가지 꽃들이 추는 왈츠도

마음의 창에 비추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출근하니 이웃에 계시는

시인이  자그마한 시집을 내미는 것입니다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이란 작은 글씨 밑에

하늘」이란 제목의

문고판의 예쁜 시집 이었습니다

오래 만에 대하는 시집과 한 잔의 커피로

마음껏 멋을 부려 보았습니다.



                                                  그립다


                                                          김미선(시 주머니)


                                                  밤마다


                                                배를 띄워

    

                                           낯선 바다에 누우면  


                                    젖내 너는 고향이 베개 밑으로 흘러간다.





    고로쇠나무 이야기

                

                 김미선


가슴 터지는 일이 아닌가

정(釘)으로 찍혀 살갗이 찢어지고

목구멍까지 줄을 쑤서 넣고 후비고

힘든 헛구역질을 강요당하는

고로쇠나무

밤새도록 나무와 나무들 사이에

저승에서 울리는 우레와 같은

않는 피를 토하는 소리

산골짜기를 울린다


등을 기댄 채 그대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나무의 몸부림

참으로 

강제수혈 당하는 모습은 못 볼 일이 아닌가

사람에게 고로쇠나무 수액을 부어 넣으면

천년 정직한 나무가 되어 살아가는 것일까

끝없이 모진 고문을 당하는 고로쇠나무

흘린 핏자국마다 움푹 파인 흉터로

일생을 가슴앓이 치며 살아가는

나무의 목에 정을 박고 줄을 찔러 넣어

수혈을 마신 사람들은 이 세상 떠나면

고로쇠나무가 되는 것일까

저 고로쇠나무는 사람의 피를 마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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