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액자 속의 삶

心田農夫 2006. 5. 9. 10:29
 



                   푸시킨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결코 오리라.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난 것은 모두 그리워만 진다.

 

 

 

 

지금 40대 중반 이후의 사람들은

이 푸시킨의 시를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된다.

이 시를 처음 접했던 것이 아마도

십대 후반이나 이십대 초반

쯤이 아니가 한다.

 

군 입대, 직장의 선택, 대학교의 진학 등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했던

그 때

인생에 대해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면서

불만족한 현실에서

 

인생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화두를 가지고 철학자인양

사색을 하던

고뇌의 젊은 나이 이었을 때

 

이발소에 가면 항상 벽 한쪽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던 액자 속에

그림이 그려있고

그 그림의 왼쪽인가 오른 쪽인가

푸시킨의 삶이란 시가 적혀있고는 했다

 

지금이야 시대의 흐름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시절 유난히도

 

양복점, 양장점, 양화점. 양품점, 등의

‘양’ 자가 들어가는

점포들이 많이 있던 시절 이었다

 

그 양자로 시작하던 점포들의 벽면에는

많은 점포들이

이 푸시킨의 삶이란

시가 적힌 액자를 걸어두고는 했다

 

 

많은 삶을 살아 온 것은 아니자만

이제 노년기를 향해 한발 한발 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젊음의 흔적이 있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드라도 언제나

현실에 만족을 가지고

살지는 못 했던 것만 같다

 

이제야 그래도 나이 탓인지

삶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조금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그리고 현실을 받아드리며

살아 갈 수도 있을 것 같고

또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나이 탓인가 주위의 사람들이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나면

왠지 모를 우울의 안개가

마음에 자욱이 끼고

며칠을 걷히지 않고는 한다.

 

 

하나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많은 것들이 생각이 나면서

이아침 갑자기 푸시킨의 시가 떠올라

젊었을 때를 회상하며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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