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달님이 나무라십니다.

心田農夫 2006. 7. 22. 11:17
 

달님이 나무라십니다.


무덥던 한 낮의 더위가

해질녘부터 싱그러운 바람 되어

살랑살랑 애교라도 부리듯 손짓합니다. 


늦저녁 소슬바람 유혹에

잠도 접어 놓아둔 채

바람 따라 길 따라 

자욱자욱 발자국 남겨 봅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발걸음 무거워

아이들 잠든 동네 놀이터

공원벤치에 무거운 발걸음

내려놓았습니다. 


살며시 어두움 스며들어

아득한 외로움에 젖게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작은 불빛 찾아

맥주 한 병, 쥐포 하나 들고 돌아와

어둠과 도란도란 이야기 합니다.


남들이 보았다면

주정뱅이 술꾼으로 보았겠지만

나에게는 

그 또한 중년의 여유입니다


종이컵에 한잔 가득 부어

입에 대고  꿀꺽 꿀꺽 넘기다

무심이 보게 된 하늘


덕지덕지 심술먹구름

다 어디 가고

하얀 달님 손 흔들며

혼자 마시 나며 웃음 짖네요.


달님, 

참으로 오래만이네요.

어디 다녀오셨나. 인사하니 


왜 그리

날 잊고 사냐며 나무라십니다.